물가에서

춘천 하늘낚시공원에서의 하룻밤 (2025. 4.26.~27.)

길을 묻는 길냥이에게_the캣 2025. 4. 28. 10:34

주말에 큰 처형 생일이라고 해서 아내 혼자 보내기엔 좀 미안해서 내가 기사를 자청했다.

장모님이 오랫만에 봤다고 매우 반가워 하셨다.

처형들과 같이 순대국으로 점심을 먹었는데

나는 순대국을 좋아하지 않아 내용물들을 많이 덜어내고

파랑 소금 등 잔뜩 넣어서 국물 중심으로 먹었다.

 

이후에 근처 낚시터로 고고.

가평 처가집에서 20분 거리에 있는 하늘낚시공원에 도착했다.

주말이어서인지 3개 동 빼곤 만석.

관리소 쪽에서 바라본 전경

3개의 빈 좌대 중 제일 끝 8호방에 짐을 풀고 부지런히 낚시대를 세팅하는데

깨끗한 시설을 아내가 너무 마음에 들어해서 기분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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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감독님 폭풍집어제, 싹쓰리텐2

 

낚시는 잘 안됐다.

전체적으로 고요했고 간간이 한 두 사람이 붕어를 건져냈다.

나는 묵직한 향어 한 마리.

바람에 해까지 마주보느라 낚시하기가 쉽지 않았다.

방에서 신라면으로 이른 저녁을 먹고 다시 물가에 앉았다.

물이 도는지 갑작스런 입질들이 들어왔다.

나 두 마리, 아내 한 마리.

와우~

아내는 붕어 한 마리 잡았으니 할 일 다했다고 유쾌하게 웃고는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결국 혼자서 맞이하는 밤낚시.

 

 

90cm짜리 장찌 전자찌를 준비했지만

자정까지 겨우 한 마리 추가하고 밤낚시 종료.

요즘 밤낚시를 안하다보니 내가 밤기온을 너무 가벼이 여긴듯.

너무 추웠다!

 

 

새벽 5시.

어제 낮과 밤낚시가 별로여서 아침장을 보려고 일어나 다시 물가에 앉았다.

큰 일교차에 따른 물안개들이 스멀스멀 피어 올라오고 있었다.

 

아침 9시까지 열심히 집중 모드.

떡밥 배합법 5종류까지 만드는등 최선을 다해봤지만

더이상 붕어 얼굴을 볼 수는 없었다.

전반적으로 낱마리 수준의 저조한 조황에 빠는 입질들이 대부분.

바람과 큰 수온차 등, 여러가지로 조건이 안좋았던 것 같다.

 

 

[낚시후기]

아내가 나 때문에 코로나로 고생한 것 같아

미안한 마음에 내돈으로 떠났던 낚시여행.

1박 20만원짜리 럭셔리 휴가였다.

아내는 내가 원해서 따라온다고 하지만

개인적으로도 꽤 마음에 들어했던 펜션형 낚시터.

붕어만 잘 나와줬다면

더 좋았을뻔.

그래도 한 마리 잡고 유쾌하게 웃던 아내 모습을 생각하면

그거면 됐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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