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캣생각

둘째 입시에 대한 고민과 결론

길을 묻는 길냥이에게_the캣 2025. 6. 15.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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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도생이란 말이 작년부터 많이 회자되었던 것 같다.

정치건 뉴스건 다 남의 일.

그저 내가 사는 오늘에 최선을 다하는게 현명하다는 말.

봄 날의 뜨거웠던 정치논쟁들을 뒤로 하고

요즘의 나는 아이의 진로에 집중하고 있다.

큰 아이에게 졌던 마음의 빚을

둘째에게는 절대 지지 않을 결심.

 

그동안 아이가 다니는 학교에 두번 갔고

진학부장, 담임 선생님과 상담도 했다. 

둘째가 꽤나 영특한지라

학교 가면 부모가 선생님들께 대접을 받는 기분.

 

모의고사 성적과 학교생활 등을 토대로

아이의 희망을 듣고 선생님들의 생각도 들어봤다.

나는 나대로 내 업무경험과 각종 정보들을 토대로

아이가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우미가 되려고 노력 중이다.

처음엔 아이엄마의 부탁으로 내가 나서게 된건데

그 원인이 요즘의 입시가 부모들에게는 수학문제보다 훨씬 더 난해하단걸

첫찌 아이 경험으로 알 수 있었기에

입시업무를 직접 해본 내가 직접 나설 수밖에 없었기도 했다.

솔직히 고백하건데

첫 아이 때 다른 학교의 입시요강을 펼쳐보고 눈 앞이 캄캄해졌던건

나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이번엔 좀 더 넓은 시야와 정보를 얻기 위해

입시관련 유튜브를 열심히 분석중이고

꼭 필요하다고 하면 대학어디가 사이트 외에

개별 컨설팅도 지원해줘야겠다는 마음으로 임하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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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아이는 내신보다 모의교사 결과가 더 잘 나오는 편이었다.

그러다 보니 당장 코앞에 닥쳐온 수시 지원에 몇가지 고민이 생겼다.

자칫하다 수시에 발목잡히는 상황이면

아이가 크게 실망할 수도 있기에

본인이나 부모나 신중한 선택이 필요할 터.

정시로는 안정지원이어도 수시에서는 상향이거나 합격 예측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는게 참 아이러니한 현실. 

그러다보니 선생님들의 기대와 희망섞인 언급들은

오히려 경계할 필요가 있어보였다.

개인적으로 많은 고민과 정보들을 종합해본 결과

일단은 수시에서 떨어져도 좋으니 상향 지원을 하자는 쪽으로 정리했다.

그러면서 혹시 내가 아이에 대해서 나도 모르게 과도한 기대를 하고 있지는 않은지

우려도 됐다.

 

처음엔 아이가 내가 재직하는 학교에만 합격해도 좋겠다는 생각이었는데

지금은 아이 본인도 그렇고 선생님들도 기대가 더 높다보니

나까지 덩달아 그런 분위기에 휩쓸리면 어쩌나 싶어 자꾸 신중해지고

생각도 많아지고 있었다.

솔직히 더 좋은 학교에 진학하면 참 자랑스러울 것 같았다.

그런데 그게 결국 부모의 자랑을 위한 것, 또는 아이가 부모에게

자랑하고 싶은 그런 것에 대한 기준이 되고 있었던건 아니었을까?

좋은 학교의 기준은 남들이 다 아는 학교순위였고

아이를 위한다면서 그 순위에 맞춰 더 좋은 대학을 갈 수도 있다는 설레발을 치고 있는 

나 자신에 대한 질문이었다.

그게 맞다면 나는 결국 내 스스로 그토록 경계했던 학벌주의에 대해 

올바른 태도를 갖지 못한 것과도 같다고 생각했다.

주변에 누구누구 아들은 어느 대학에 갔다는데, 이런 얘기들에

나도 모르게 현혹되고 욕심을 갖고 스스로 과도하게 기대감을 품고 있었던 것일지도 몰라

잠시 멈춤의 시간을 가져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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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본적으로,

대학의 의미와, 시대가 원하는 인재상을 먼저 생각해보고

지원대학의 상황과

아이가 원하는 것, 더 나아가 아이의 역량이

확장되고 발전될 수 있는 가능성과의 연계성을 고려해 봐야한다고 생각했다.

아이의 창의성과 성장을 어느 대학이 가장 잘 끌어줄 수 있는지를 봐야한다는 것.

그래서 나는, 

우리 아이가 내가 재직하는 대학에 합격할 수만 있어도 만족할 수 있을 것 같다.

재정적으로 도움이 되어서라기 보단

다양한 교육과정 선택의 기회가 분명 보장된 대학 중 하나고

우리 아이는 자기 주도적인 성향이 많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가장 중요한 건,

수험생 부모로서

아이가 원하는 것을 잘 이해하고

최종적으로 선택해야 할 때 유용한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하며

아이의 노력이 헛되지 않게

아이의 마음과 건강을 세심하게 살펴주어야 한다는 것.

더 나아가

대학 진학을 통해 아이가

지금보다 훨씬 큰 가능성과 확장성을 가진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대학들의 실질적인 정보에 대해서 알아봐주는게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