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야기

이랑 - 늑대가 나타났다

길을 묻는 길냥이에게_the캣 2025. 9. 10. 09:07

 

이른 아침 가난한 여인이
굶어 죽은 자식의 시체를 안고
가난한 사람들의 동네를 울며 지나간다

이른 아침 가난한 여인이
굶어 죽은 자식의 시체를 안고
가난한 사람들의 동네를 울며 지나간다
마녀가 나타났다
부자들이 좋은 빵을 전부 사버린 걸
알게 된 사람들이 막대기와
갈퀴를 들고 성문을 두드린다
폭도가 나타났다
배고픈 사람들은 들판의 콩을 주워
다 먹어 치우고
부자들의 곡물 창고를 습격했다
늑대가 나타났다
일하고 걱정하고 노동하고 슬피 울며
마음 깊이 웃지 못하는
예의 바른 사람들이 뛰기 시작했다
이단이 나타났다

도시 성문은 굳게 닫혀 걸렸고 문밖에는 사람이
도시 성문은 굳게 닫혀 걸렸고 문밖에는 사람이

내 친구들은 모두 가난합니다
이 가난에 대해 생각해보세요
이건 곧 당신의 일이 될 거랍니다
이 땅에는 충격이 필요합니다
내 친구들은 모두 가난합니다
이 가난에 대해 생각해보세요
이건 곧 당신의 일이 될 거랍니다
이 땅에는 충격이 필요합니다
우린 쓸모없는 사람들이 아니오
너희가 먹는 빵을 만드는 사람일 뿐
포도주를 담그고 그 찌꺼기를 먹을 뿐
내 자식을 굶겨 죽일 수는 없소.

마녀가 나타났다
폭도가 나타났다
이단이 나타났다
늑대가 나타났다

 

2011년 등장한 이랑은 싱어 송라이터이자 영화감독이며, 에세이 작가이다. 음악, 영화, 책 등 전방위 예술을 펼치던 그는 데뷔 당시, 지극히 사적인 감정을 표현해왔다. 적어도 2집 「신의 놀이」를 발표하기 전까지는. 2017년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포크 노래 부문을 수상할 당시 그는 트로피를 판매하며 다음과 같은 수상 소감을 남겼다.

“1월 수입이 42만 원이었습니다. 어렵게 아티스트 생활을 하고 있으니 상금을 주면 감사하겠는데, 상금이 없어서 이걸 팔아야 할 것 같습니다.”

당시 트로피의 판매액은 50만 원, 친구들과의 공동 작업실 월세와 같은 돈이었다.

그리고 4년 후 이랑은 3집 ‘늑대가 나타났다’를 발표했다. 대학을 졸업한 후 자신과 주변인들의 가난과 외로움이 사회적 문제에서 기인했음 깨달았다는 그는, 세상의 부조리를 향해 전면에 섰다. 평단은 “지금, 가장 정직하고 가장 아프고 가장 치열한 음반”이라는 찬사를 보냈다. 

하지만 그중 ‘환란의 세대’ 일부 노랫말에는 거부감을 표하는 시선도 있었다. 이랑은 자신에 대한 날 선 반응에 이렇게 이야기한다. “누군가 외로움을 이유로 내 곁을 떠나고 고통을 받을 바엔 한날한시에 모두가 사라졌으면 좋겠다. 이것은 세상을 향한 러브 송”이라고. 그리고 슬며시 인사를 건넨다. “나의 노래를 잘 듣고 있나요? 나도 당신의 이야기를 잘 듣고 있어요.”라고.

(중략)


출처 : 중앙이코노미뉴스(https://www.joonga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