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낮, 아침부터 종일 뒹굴다가 도저히 이건 아니다 싶어서 뛰쳐 나온 곳.
남양주 창포연못낚시터.
오후 5시에 도착, 5시 반에 첫 캐스팅.
주인장이 뜬금없는 시간대에 뜬금없이 찾아온 손님에게 어리둥절할 정도로
한가한 낚시터.
둘러보니 나 말고 딱 한 조사님만 계셨다.
이곳은 사람 많아도 경치는 참 좋다.
사람 없으니 더 좋은 것 같다.
처음으로 초입에 앉아 2.8칸대를 폈다.
바람이 제법 불었다.
사람이 없어 좋긴 한데 과연 낚시가 잘 될까?
갈때마다 친절한 주인장은 밤 8시나 되어야 나온다고 귀띔.
하루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해질녘.
어김없이 내리는 어둠과 반쯤 어둠에 잠긴 하늘을 쫓아 한 컷,
완전히 어둠이 내리고
기온도 급강하.
찬 바람까지 간간히 몰아쳐
단단히 무장하고 갔음에도 발끝이 시려왔다.
6시 이후 혼자 만의 세상이 되었지만
유아독존을 즐기기엔 너무 추운 밤.
추위와의 3시간 사투끝 겨우 이 녀석을 생포했다.
밤 8시, 역시 주인장의 예언이 맞았다.
8:30.
패배를 인정하고 순순히 전투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ㅜ.ㅜ
더 버티고 싶었지만 춥고 배고픈걸 참아가며 찌만 바라보기엔
내가 많이 약해진듯.
<오늘의 교훈>
아직은 낚시가 이른 날들.
간간히라도 손맛 보려면 일조량 많은 낮 시간대에 방문하는게 진리일 듯하다.
짬낚 중 인터넷방송으로 들은 이 노래가 생각나서
씁쓸함을 달래며 들어본다.
정훈희 & 송창식 - 안개 (헤어질 결심 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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