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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끌든가, 따르든가, 비키든가"
오랫 만에 세번째 다시 보는 드라마, [대행사]의 사이다 장면 중 하나.모든 직장인들의 망상이라 해도 좋았다. 어설픈 정의감에 기대지 않은, 누구에게도 주눅들지 않고 오로지 실력 만으로 당당하게 월급빌런들에게 통쾌하게 사이다를 먹이며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 한 직장인의 성공을 보는 건 어릴 적 즐겨 읽었던 한 편의 위인전을 읽는 것과도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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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해도 잘 나가는 선배는 깍듯하게 모시고 못 나가는 선배는 편안하게 무시하는 행위, 그런걸 사회생활이라고 하지 않나요?"
실적과 결과로만 말한다지만 현실은 사내정치에 휘둘리는 그런 회사 내에서, 좋은 사람보다 힘있는 사람 앞에서만 친절한 사람들에게 전혀 주눅들지 않고 당차게 할 말 하고 성취를 이뤄가는 고아인에게 사람들이 환호하고 응원하고 마치 내 일처럼 기뻐하는건 지극히 당연할 수밖에. 나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우리 회사도 마찬가지니까 이러면서 많은 생각들을 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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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잘되면 주인이 잘 한거고 일이 잘못되면 머슴이 잘못한거지"
"네?"
"책임질 사람은 있어야지!"
진짜 현실도 이렇게 사이다면 얼마나 좋을까. 유감스럽게도 이런 일은 실제로 잘 일어나지 않으니 드라마인거고, 그래서 사람들이 대리만족을 했던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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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한계를 왜 다른 사람들이 결정하지?"
편법과 몰상식과 사내정치가 난무하는 현실 속에서
이제부터라도 나만을 위해 새로운 시작을 해보고 싶은데
솔직히 용기가 없다.
그래서 저렇게 당차게 되묻는 고아인에게 저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얼마나 노력해야 저렇게 살 수 있을까?
얼마나 더 치열하게 살아야
저렇게 스스로에게 당당할 수 있을까?
오늘도 나는 이 드라마를 보면서 내 자신에게 묻고 있다.
성질머리만 비슷한 내가 과연 고아인처럼 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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