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바다 를 보고 왔다. 예전의 기억 때문에 늘, 가기를 꺼려했던 그 곳에 다녀왔다. 작은 놈이 드디어 중학생이 되는데 멀리가기는 싫다고 하니 어쩔 수가 없었다. 1박 2일, 성난 바다를 만나고 왔다. 첫 기착지를 정동진으로 잡았는데 매 해마다 떠들썩한 해맞이 명소도 이런 날 보니 그저 한가한 어촌 마을일 뿐. 솔직히, 그런 한가함이 좋았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거세게 바위를 치는 거대한 파도를 보니 고즈넉한 어촌 마을이 주는 한가로움이 기묘하게 반가웠다. 압도적인 바다와 하늘을 보면서 저절로 숨어드는 말소리 시간 여행자처럼 침묵 속에 바다를 거닐다가 해시계 밑에 서서 잠시 바람냄새를 맡았다. 잠잘 곳은 경포대 앞 바다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비치호텔. 간간히 베란다로 나가 바다냄새를 맡았다. 둘쨋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