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야기

나는 반딧불

길을 묻는 길냥이에게_the캣 2024. 12. 8. 23:42

중식이 

 

황가람

 

몇달 전에 중식이의 노래로 처음 알게된 곡.

그 땐 날 것의 느낌이랄까, 

오랜 후배의 투박한듯 진솔한 이야기를 듣는 것 같아서 좋았었다.

 

최근에는 황가람이라는 가수가 부르는걸 들었는데

우연히 잘 모르는 청년의 마음 속 이야기를 듣게된 기분이었다고나 할까.

가사의 진실성을 유지한 채

각자의 이야기를 솔직 담담하게 풀어내는게 참 신기했다.

 

좋은 가수라는게,

이런 사람들인 것 같다.

같은 노래를 다른 감성으로 불러도

노랫말이 주는 감동은 다르지가 않다.

 

 

최근에 돈을 주고 사주팔자를 따로 봤었다.

새벽 3시에 잠이 깨서 답답한 마음에 의뢰했던 거였다.

중학생 시절, 정다운 스님이 쓴 인생십이진법이란 책을 독학하며

스스로 봤던 내 사주와 특별히 다를 바는 없었지만

그래도 약간의 마음의 여유는 얻은 것 같았다.

어쩌면 운명을 받아들였다고 생각했는데 사실 그렇지 못했다는걸 알고나서

속상한 마음보다는 오히려 편해지는 그런 상태가 되었다고 할꺄.

남보다, 내 가족보다,

오히려 그들을 위해 나를 더 위하고 나를 위해 기도하는게 맞다는

어떤 사람의 말도 오래 기억에 남았다.

누군가의 도움보다는

스스로 일어서서 남들을 위해 살아야 하는 내 인생의 겉모습은

끝없이 언덕 위로 바위를 굴러올리는 시지프스의 형벌과 많이 닮았지만,

그럼에도 결국 내 삶은

스스로 빛을 내서 주변을 밝히는 반딧불이처럼 빛이 날 것이라고

스스로를 위로해보는 겨울밤.

오늘따라 이 노래가 더 특별하게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