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캣생각

대학 취업담당관의 하루

길을 묻는 길냥이에게_the캣 2010. 9. 15. 01:16

매일같이 이어지는 기업들의 채용설명회 장소 세팅과 공지, 학생모집, 문자안내에 내일, 아니 오늘부터 시작되는 취업박람회 준비... 정말 눈코뜰 새 없이 하루가 쏜살처럼 흘러가고 있어 <나>를 생각해줄 겨를이 없다. 일상에 묻히는 기분이란 ....

어제도두 개 회사의 채용설명회 진행을Y조교에게 맡기고 CJ그룹 자체채용박람회에 80명의 아이들을 버스 두 대에 나눠 태우고 참가했고 저녁엔 CJ그룹 주최 대학관계자 만찬회에 참석, 채용에 관한 고급정보들을 브리핑받았다. 행사는 매우 성공적이어서 2천명 이상의 학생들이 박람회장을 찾았고 나도 그들 틈에서 박람회장을 한바퀴 돌고 타대학 관계자들과 우연히 만나 인사도 나누었다. 우리대학 엘리트프로그램을 취재했던 한국대학신문의 사진부장님과도 재회하여 반갑게 이야기를 나누었고 취업잡지 잡메이트 편집부장님을 만나 명함을 교환했으며 행사장 방문을 마친 우리대학 학생들과 잠시 담소를 나누고 그들을 격려했다, CEO특강을 듣고 나온 한 아이가 과장님 저 여기 정말 꼭 취업하고 싶어요라고 말하는걸 보면서 CJ라는 회사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을 해봤다. 밀가루, 설탕(제일제당)으로 시작해서 햇반, CGV, Mnet 등 문화콘텐츠까지 사업영역을 확장해가는 사업 흐름이 젊은 감각에 딱 맞아떨어지며 아이들로부터 열렬한 호응을 받고 있다는 느낌. 이제 아이들은 CJ를 밀가루, 설탕, 햇반을 거쳐 Fun, 즐거움으로 인식하는 추세. 특히 기존의 고정관념과 신세대감각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며 온갖 사회적 이슈를 양성해가는 문화사업분야의 성장세는 정말 폭발적이랄 수 밖에.

아이들 틈에서 정중하게 내게 말을 걸어온 노신사와의 대화도 떠올랐다. 홍대 법대를 나와 고시를 2년간 준비하다 실패하고7급공무원시험을 준비중이라는아들을 대신해 직장을 은퇴한 아버지가 채용상담을 하러 방문한 길이었다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하셨다. 그러고보니 그저께 우리대학 채용설명회때 다녀가신 한 노신사분도 지방에 있는 아들을 대신해 정보를 얻으러 왔다고 하셨던게 기억났다. 자식을두었다는것 자체가 죄가 되었을까... 자식이어서 많이 주고도 더 줄게 없을까 조바심내는게 부모 마음이라지만그게 오히려 자식을 점점 무기력하게 만든건 아니었을까? 부모가 된다는게 새삼 이렇게 어렵고 안쓰러운 일인가 싶었다..

간담회 때에는 슈퍼스타K 촬영장에서 Mnet의 인사팀장과 자리를 함께 하면서 이런저런 얘기들을 나누었는데 꽤 재미있었다. 4억명품녀가 대본대로 읽었다는 주장은 절대 사실이 아니며 자기네들도 그 사람한테 속았다고 하더라..ㅎㅎ;

CJ에서 제공한 저녁을 먹고 전철타고 학교로 돌아오니 8시가 넘은 시간. 부스 설치작업 점검차 박람회장에 들러 이것저것 둘러보고 확인하고 담당자를 만나 몇가지 당부하고 10시가 다되서 집에 도착.내 하루가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르겠단 푸념이 절로 나왔다. 오늘 해 뜨면 취업박람회개최와4개 기업의 채용설명회를 진행해야하고 내일신문사와의 외국계기업특강도 진행을 해야한다. 오전에 처장에게 박람회 관련브리핑과 함께 정보책자를 제공하고 현장 투어도 계획되어 있다. 아효 모리야.................

머, 걍, 다들 이렇게 사는게지...

이렇게 사는게 잘 사는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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