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야기

낯익은 그 목소리 스웨덴 가수 `韓서 살아요`

길을 묻는 길냥이에게_the캣 2010. 7. 28. 00:38
# 장면
오래된 연인에게 이별 통보를 받은 수경. 벤치에 앉아 하염없이 울고 있다. 우연히 그 곁을 지나가는 동욱은 말없이 수경의 귀에 이어폰을 꽂아준다. 그 순간, 귓가로 흘러 들어온 노래 한 소절이 상처받은 수경의 마음을 위로한다. '내 마음을 파헤치세요'라는 뜻의 가사가 반복되며 울려퍼지는 노래, 'C'mon through'다. 2006년 방영된 국내 인기 드라마 '소울메이트'의 삽입곡인 이 곡은 종영 후 4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이 드라마를 기억하는 이유 중 하나다.

# 우리 집은 신촌
22일, 이 노래를 부른 라쎄 린드(36)는 세종문화회관 야외무대에서 공연중이었다. 낯선 스웨덴 가수의 음악에 의외로 많은 한국 관객들은 익숙하게 따라 부르고 있었다. 전 세계 수십개국을 다니며 음악 활동을 한다는 그는 드라마 OST의 인기 덕에 공연 요청이 이어지자 아예 신촌에 방을 잡고 1년째 살고 있다. 그는 "한국에서의 다양한 경험을 통해 늘 새로운 것을 배운다. 또한, 바쁘고 빠른 서울의 비트가 음악 작업에 있어서도 큰 영감을 준다"고 말한다. 그에게 있어서 한국은 인생의 큰 에너지를 주는 중요하고도 큰 역할을 해주고 있는 것이다.


# 한국을 노래하다
한국에서 1년 남짓 살고 있지만, 그는 '저기요" "아줌마" "맥주 두 개요" '맛있다'등 생존(?)에 필요한 몇 가지 단어만을 알고 있다. 15살 때부터 여러 나라를 다니며 공연했다는 그는 말이 통하지 않아도, 길을 잃어버려도 당황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의 음악을 들어주는 팬들이 항상 곁에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제는 매운 떡볶이도 곧잘 먹지만 라쎄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바로 '가위 바위 보'이다. 지하철에서 아이들이 하는 것을 보고 배웠다는 그는 요즘 친구들과 '가위 바위 보' 게임에 푹 빠졌다고 한다. 스스로를 반(半)한국인이라 말하던 그는 "노래방을 갈 때마다 사람들이 'C'mon through'을 자꾸 불러달라고 해서 부끄러워요", "아직 한번도 물건을 깎아 달라고 해 본 적은 없어요. 그렇게 하려면 아마 가수 비처럼 퍼포먼스를 보여줘야 할거예요"라며 한국 특유의 생활문화(?)에 어색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 자유로운 집시 뮤지션
그에게 내리는 '비'와 어울린다고 말하니 가수 '비'처럼 가슴을 풀어헤쳤다. 다시 '비' 이야기를 물었다.그는 "한국 사람들은 비를 더럽게 생각하는 것 같은데, 스웨덴 사람들은 천천히 비를 맞고 다녀요. 머리가 헝클어지는 것이 걱정이지만 비를 맞으며 걷는 기분은 정말 좋아요."라고 말한다. 한국 사람들은 지나치게 생활에 압박을 받는다고 느낀다는 라쎄, 그런 그들에게 음악으로 위로해주는 것이 자신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단다. 그는 요즘, 올 가을에 있을 콘서트 준비에 여념이 없다. 더 많은 팬들을 만나고 싶어 이번엔 전국투어 콘서트를 준비중이다. 음악과 함께 수십개국을 떠도는 뮤지션 라쎄 린드, 그는 아마도 역마살을 타고난 음유시인의 팔자인가보다.

동영상 김정록 글 유혜은

it ain't so easy to love you true,

account of all the rattlesnakes and all that makes you blue
but it's worth it, i love the thrill
come, come, come
c'mon through, c'mon you, come dig right into my heart
what is the body if not a place where you store all anger and happiness and pain
but it's worth it, i love the thrill
come, come, come
c'mon through, c'mon you, come dig right into my heart

서정적이지만 김광석처럼 우울하지 않은 C'mon Through..
이렇게 아름다운 노래를 부른 라쎄 린드가 서울에 살고 있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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