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캣생각

어떤 논쟁 : 권한과 책임과 회피에 관한 ...

길을 묻는 길냥이에게_the캣 2011. 7. 29. 22:39

낮에팀장과 약간의 논쟁이 있었다.
총무팀의 문서배포에 문제가 있어보인다는 나의 지적이 시작점이었다.

 

외부로부터 문서가 도착하면 총무팀에서는
주무부서를 명확히 정해 문서를 배부하는 대신에
관련성이 있어보이는 여러 부서에 동시에 문서를 배부하고 있어
책임과 후속조치가 미흡해지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게
내 주장의 핵심이었다.
실제로 며칠 전 에너지 관련 문서 배부에 그런 문제가 발생한 사례가 있고
그래서 내가 문서담당자에게 이에 관해 문제제기와 동시에
문서처리부서 지정이 곤란한 경우 업무조정권한이 있는 우리 부서에
질의를 해달라고까지 말했음에도 여전히 시정이 되고 있지 않아 문제라고
얘기를 했었다.

 

팀장의 주장은 이랬다.
당신의 지적에는 공감을 하며 본인도 이에 관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
문서담당자에게 몇차례 얘기를 했었지만 시정이 되지 않고 있으며
그 이유는 해당부서장이 문서배부에 관한 배정의무를 담당자에게 전가함으로써
발생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그 부서장에 대해서는 어찌해볼 도리가 없으므로
결국 해결될 수가 없는 문제라는 것이었다.

 

나는 그런 상황을 알고 있지만 이 상황을 그대로 두면
결국엔 모든 부서의 직원들이 책임을 회피하는 부분으로 인식될 소지가 크므로
개선이 되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팀장은 해결이 될 수 없는 부분을 가지고 계속 얘기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으며,
해결이 될 수 없는 문제인데도 꼭 해결이 되어야한다고 생각한다면
당신이 해결해보라는 식으로 얘기했다.

 

나는 알겠다고 얘기하고 돌아서면서 다른 사람에게 들릴 듯 말듯 혼잣말로 대꾸했다.

해결될 수 없는 행정이 어디있어?
의지의 문제지...

 

참 답답한게,
이런 문제는 의무 혹은 권한을 가진 부서가 의지를 가지고 본연의 책임을 다하면
얼마든지 해결(혹은 합의)이 가능한 것이었다.
다시 말해서
만일 이로 인해 문제가 크게 생기고 그것 때문에 누군가가 공식적으로 책임을 져야한다거나
위로부터의 개선명령이 떨어진다면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한 순간에 해결이 가능한 문제이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너무나 뻔한 결론, 이미 나와있는 결론임에도 불구하고
어느 한 사람때문에 해결될 수 없다고 하는 것은
아직까진 받아들이기 힘든 결론이었다.
이래서 복지부동인게지...

 

이후에
나는 문서접수와 배부, 문서이송과 반송 등에 관해 규정되어있는
행정안전부의 사무관리 실무편람과 학교규정집상의 사무분장요강편을 들고
총무팀의 문서담당자를 만나
이 지침과 업무분장요강에 따라 문서를 한 부서에만 배부하고
관련부서 이첩의 경우 해당처리부서에서 별도로 이첩토록 조치해달라고 요청하고
만일 이와 관련 우리부서의 협조가 필요할 경우 언제든지 내게 전화달라고 했다.
우리 부서에서 공문을 통해 전체부서에 문서수발과 관련한 지침을 내리는 식으로
총무팀의 문서배부업무에 전략기획팀에서 협조해 주겠다는 의지였다.
일단 논쟁 말기에 팀장도 주무부서 지정의 필요성에 공감했다고 했으니
이런 조치에 대해 문제가 될 건 없을 것이었고
월요일에 이에 대해 결과 보고를 할 것이었다.
그리고 이참에

행안부의 사무관리 실무편람과 맞지 않는 우리학교 전자문서 시스템에 대한 개선을

추진해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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