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야기

[스크랩]재즈 샛별 된 중학 자퇴소녀

길을 묻는 길냥이에게_the캣 2006. 2. 7. 19:58

“피아노 치고 싶어 학교 그만 둬”
9월엔 버클리 음대 장학생으로

[조선일보 김명환 기자]

2001년 7월. 인천의 모 중학교에서 공부로는 전교 5~6위, 피아노론 첫손 꼽히던 2학년 여학생 하나가 갑자기 자퇴원을 냈다. 소녀는 “재즈 피아노가 나를 사로잡았다. 피아노가 치고 싶어 도저히 학교에 앉아 있을 수가 없다”고 교무실에서 울먹였다.

그리고 2006년 2월. 초등학교 졸업장밖에 없는 그녀는 자기만의 스타일로 작곡을 하고, 예술의전당, KAIST 등에서 60여 차례 재즈 무대에 선 끝에 “마음에 젖어드는 뜨거운 힘을 들려주는 재즈 신동”(수원여대 교수 배정은)이 됐다. 이제 소녀에서 ‘숙녀’가 된 그녀가 생애 첫 재즈 피아노 단독 콘서트를 밸런타인 데이인 오는 14일 오후 7시30분 서울 강남 코엑스아트홀에서 연다. 주인공은 진보라(19)다.

중·고교 졸업자격을 검정고시로 다 따낸 그녀는 최근 미국 버클리 음대 장학생으로도 뽑혀 9월쯤 입학할 예정이다. 2001년 14세 때 한전아츠풀센터 콩쿠르 1위를 하며 주변을 놀라게 했던 그녀는 지금 우리 가락과 결합한 독특한 색채의 재즈로 이 분야의 어린 스타가 됐다. 팬클럽 회원이 3500명쯤 된다.

6일 대학로에서 만난 진보라는 발랄하고 솔직하고 재치 있었다. 그는 “세상의 음(音)들이 너무 재밌다”며 포크를 이곳저곳 두드렸다. “탁자 소리는 A샵, 물컵은 E” 하며 깔깔댔다.

그녀는 아기 때부터 음악 신동이었던 것 같다. 연극배우 출신인 어머니는 딸의 재능을 일찌감치 키워줬다. 3살 때 피아노를 처음 배웠고 5살 때 바이올린, 10살 때 장구에 입문했다. 팝 애호가인 아버지(46) 덕택에 비틀스 음악을 들으며 젖을 먹었던 소녀는 6살 때부터 “악보대로 치는 건 재미없다”면서 ‘Let it be’나 ‘Yesterday’를 자유롭게 비틀어 연주했다. 그게 재즈의 정신임을 알아챈 건 중학교 때다. 마침내 중 2 때 캐나다 출신 피아니스트 오스카 피터슨의 재즈를 만났다.

“강렬한 열정… 한마디로 필이 꽂혔어요. 바로 이런 음악에 인생을 걸어보자 생각했지요.”

소녀는 여름방학 개시를 이틀 앞두고 자퇴했다. 소녀 앞에 꿈같은 시간만이 펼쳐진 건 아니었다. ‘학생도 아니고 어른도 아닌 소녀’를 보는 시선이 힘들어 화장하고 어른 행세를 하며 다닌 적도 있었다.

교복을 유달리 좋아했던 진보라는 자퇴 후에도 교복 차림으로 밤새 피아노를 치다가 잠들어 엄마를 울리기도 했다.

빼놓을 수 없는 한 가지. 청소년 의류 모델로도 활동하는 진보라의 귀여운 외모는 그의 장점이자 족쇄다. “모자라는 능력을 외모로 메우려는 것 아니냐”거나 “한 우물이나 파라”는 말을 듣는다. 그러나 그녀는 카메라에 MP3 플레이어 기능까지 갖춘 다기능 휴대전화 같은 멀티 아티스트의 꿈을 말했다.

“제겐 모델 활동도 음악과 관련이 있어요. 여러 가지 일을 할 때의 다양한 느낌이 창작에 영감을 주는 걸요. 그걸 놓칠 수 있나요?” (02)6000-6790

(김명환기자 [ wine813.chosun.com])

'음악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Oh My Love - John Lennon  (0) 2006.02.25
Cheeky Song -Cheeky Girls  (0) 2006.02.25
'야샤'의 로맨틱 뉴에이지음악  (0) 2005.12.28
모모 - 김만준  (2) 2005.12.07
No ha sido facil / Monchy&Alexandra  (0) 2005.1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