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조직에는 실로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
유능하면서 부지런한 사람,
유능하지만 게으른 사람,
무능하지만 부지런한 사람,
무능하면서 게으른 사람.
유능하면서 부지런한 사람은 주변 사람들에게 많은 칭찬을 받는 사람이다. 간혹 게 중 성격이 까탈스러운 사람이 있어 호불호가 엇갈리는 경우도 있지만 적어도 맡은 일에 대해서는 지적을 받지 않는 편이다.
유능하지만 게으른 사람은 이익에 민감하고 약삭빠르며 어려움에서 잘 빠져나가는 사람이다. 힘들고 어려운 일은 가급적 회피하고 본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꼭 해야만 하는 상황이라면 생각 이상으로 잘 정돈된 보고서를 내는 부류가 이에 속한다.
무능하지만 부지런한 사람은 일단 사람들에게 크게 호감을 잃지는 않는 편이다. 흔히 밉상 타입이 아니어서 동료들은 가끔 그의 무능함에 불평하면서도 굳이 왕따시킬 필요성까지 느끼지는 않는다고 할까.
무능하면서 게으른 사람은 모든 사람들이 최악의 동료로 꼽는 유형의 사람이다. 다만, 이런 유형의 사람들 중에는 의외로 인간성이 좋은 사람이 많다. 아니, 솔직히 좋다기 보다는 왕따에서 모면해보려는 노력의 일환이랄까.
이 중 한국의 회사조직에서 가장 크게 성공하는 사람은 유능하지만 게으른 사람이다. 약삭빠른 면이 있어서 이익을 가리는 데에 능숙하여 본인의 영달을 위한 일에는 사생 결단식으로 덤벼들기 때문이다. 상사 입장에서 이런 사람은 평소에는 미워하면서도 급할 땐 꼭 찾을 수밖에 없는 유형.
유능하면서 부지런한 사람이 상사의 눈에 들지 못하는건, 그 부지런함으로 인해 과도하게 남의 일까지 맡는 경우가 허다해서다. 막상 중요한 일을 시키려들면 그는 이미 많은 덜 중요한 일들 때문에 녹초가 되어 있으며, 그 상태에서 기어이 일을 맡기려들면 세상이 불공정하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괴팍하게 굴기에 상사로서는 다루기 힘든 사람이 되기 십상이다.
무능하지만 부지런한 사람은 의외로 조직에서 오랫동안 살아남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자신의 무능함을 알기에 그 단점을 동료들과의 교류를 통해 평판으로 만회하려는 노력을 많이 하기 때문이다. 불리하다 싶을 땐 직위보다 나이를 내세워 위기를 모면하려는 사람도 이런 유형에 많다. 이런 사람의 부지런함이런 결국 일에 대한 것이 아니라 사람들과의 관계에 관한 노력들을 말함일 터.
무능하고 게으른 사람은 극단적 결말을 맺기 쉽다. 사람들의 미움을 사 직장에서 쫓겨나거나 동정심을 유발하여 최대한 버티거나 둘 중 하나다. 조직이 성과보다 관계에 집중되어 있을수록 이런 유형의 사람들이 살아남기 쉽다.
그렇다면 난 조직에서 어느 유형에 속한 사람일까?
유감스럽게도 성공하는 타입의 유형은 분명 아니다. 유능하지만 게으르고 약삭빠른 사람을 가장 미워하는 사람 중 하나니까.
조직에선 그렇게 일하는 사람이 현명한 사람이라고 하고 나도 지금은 어느정도 인정하긴 한다. 하지만 그래도 나는 내가 일하는 방식이 더 좋다. 사장이 가장 좋아하는 직원이 아니라 내가 사장인 것처럼 일하는게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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