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어리석다고 느낄 때는 바로 후회할 때다.
더 이리석다고 느낄 때는 후회하고 또 후회할 일을 반복하는 경우다.
무엇보다 후회 한번 안하고 살다가 죽을 때가 되어서 후회가 생기는 인생은
정말 슬플 것 같다.
더는 후회할 일을 하지 않도록 더 신경써야겠다고 느꼈다.
한번의 후회가 치명적일 수도 있는 나이니까.
사고 후, 이런저런 수습처리로 정신없었는데
그날 저녁때부터 목과 팔에 통증이 몰려왔었다.
다음날, 엑스레이 촬영 결과 둘 다 골절은 없다고 나와서 참 다행이다 싶었고
한의원에 들러 침도 맞고 물리치료도 받았다.
다행은 목 뒤쪽 통증은 바로 가라앉았지만
다음날까지 목 양쪽의 통증은 가라앉지 않아서
불편함을 겪었다.
수리비용이 450만원이 나왔다.
중고차값의 거의 반에 해당하는,
비교적 큰 파손이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큰 사고였구나 느끼고 있었는데
견적을 받고보니 비로소 실감이 났다.
다른 사람들 말처럼
내 몸이 다치지 않은걸 감사하게 생각하기로 했고
이 예기치 않은 불행은 시간에 맡겨두기로 마음먹었다.
미뤄왔던 이발을 하고
안경점에도 들렀다.
새롭게 변신을 하고 싶었다.
정리했어야 할 것들을 정리하지 않아서
이런 일이 생긴 것만 같았다.
마침 자격증 원본도 배달되어와서 기분이 좀 나아졌다,
출근 이후 갑작스럽게 잡힌 회의부터 처리하느라 바빴다.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겨버렸다.
이번 겨울은 이래저래 바쁘게 생겼다.
차는 일단 수리해서 당분간 아내가 타고 다니기로 했다.
“이제 마누라님 차는 제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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