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노트/모놀로그

개같은 내인생1

길을 묻는 길냥이에게_the캣 2008. 3. 26. 22:39

스무살적 일이었다.

예비군훈련에 불참해서 벌금고지서가 나온 선배의 부탁으로

담당자를 만나러 동사무소에 갔었다.

담당자와 이런저련 얘기를 하다가

담당자가 보던 서류를 펼쳐놓고 잠시 자리를 비웠었는데

그때 누군가가 내게 다가왔다.

내 앞에 펼쳐져있는 서류를 보더니

다짜고짜 나를 몰아세우더라.

당신 이게 무슨 짓이냐고, 누구길래 이런 서류를 함부로 훔쳐보냐고

눈에 심지를 돋우며내게 고함을 쳤다.

그 많은 사람들 앞에서..

난 순간 너무나 어리둥절했고,

사람들이 모두 나를 쳐다보고 있음을 깨닫고나선  그저  숨고만 싶어졌었다.

내가 진짜 무슨 잘못을 했나 싶었다.

찬찬히 생각해보니 이 모든 일의 시작이

내 앞에 놓여져 있던 그 서류때문이었음을 알아차렸다.

민원인이 보아서는 안될 서류였었나 보다.

사실 그것 때문이었다면 나는 그때 그렇게 그 사람한테

욕을 먹어서는 안되는 것이었는데도

나는 바보같이 아무말도 못하고 고스란히 그 사람의 고함소리를 들어야했던 것.

정말멍청한 짓이었다.

나중에 그 사람이 모든 상황을 알고선 괜히 딴청피우며 자리를 피하려했을 때

나는 그 사람을 붙잡고 당당히 사과를 요구해야 했다.

그런데 그렇게하질 못하고 멍하니

뒺짐지고 아무일 없었다는듯이 뒤돌아서는 그 남자의 등만 바라봐야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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