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노트/모놀로그

개같은 내인생2

길을 묻는 길냥이에게_the캣 2008. 3. 26. 22:49

어렴풋이 세상에 대해 눈뜨기 시작했던 때가

아마 10살 무렵부터였던 것 같다.

내가 남보다 가난하고

그래서 내게 자석필통이랑 소세지반찬은 어림도 없는 소원이란걸

알고 있었다.

그것 때문이었던 것 같다.

내가 학교에서 늘 혼자였던 이유가...

누군가의 생일파티에 불려가는 일도 없었고

손을 들어 의견을 발표하는 일은 더더욱 어려웠다.

선생님이 강제로 교과서 읽을 사람을 지목하면

책을 소리내어 읽는 내내 숨이 가빠져서 

내 목소리는 자꾸 끊어졌고

두 팔과 다리는 사시나무처럼 떨기 일쑤였다.

누가 날 부르거나

나를 잠시동안 쳐다보기라도 하면 얼굴이 붉어지고

당황스러워서 어찌할 바를 몰랐었다.

 

여전히

그 시절을 떠올리면

선생님께 말도 못하고 얼굴이 새빨개지도록 참다가

교실바닥에 흘려버린 오줌냄새가 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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