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노트

혼자쓰는 회색노트4

길을 묻는 길냥이에게_the캣 2005. 10. 12. 18:24

이틀 째 부슬비가 내리고 있다.

하늘이 시름시름 앓고 있다.

잔뜩 흐려있는 모양새가 요즘의 내마음 같다.

한없이 몸이 아래로 쳐박히는 듯함.

덕분에 요즘 나의 기상시간은 오전 11시가 되었다.

덕분에 하루하루가 매우 빠르게 흘러갔다.

<숨어있기 좋은방>의 윤이금처럼 방황하고 싶어지는 오후 한 때.

이금이 숨어있던 <방> 주변에는

비가 유난히 자주 내렸었고,방 밖 한쪽으로는오동나무가 있었다.

내가 이금을 만났던 그날도 비가 왔었고 다만 오동나무가 없었을 뿐이었다.

오늘 다시 윤이금이 보고싶어졌다.

비가 오면 사람이 그립다던 후배가 생각났지만,

그녀에게 전화를 거는 일은 하지 않았다.

내가 몹시 사랑하는 C도 생각났지만,

우리의 관계는 여전히 투명하지 못한 탓에 만나기가 망설여졌다.

이런 내 자신이 너무나 무기력하게 느껴져서,

그냥 내 방에 앉아 있기로 했다....

1995.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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