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음반 몰려온다' 가요계 불황아 가라
■막히면 돌아가라.■
찬바람이 부는 음반시장에 이색기획 음반물들이 속속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기존 음반들이 가수들을 앞세운 것이었다면 이색기획 음반물들은 가수가 없는 상태에서 테마를 설정해 비슷한 느낌의 노래들을 수록하거나 왕년의 스타들의 노래를 재해석해 컴필레이션으로 모았다. 대부분 높은 음악성과 대중성을 겸비하고 있다는 특징이 있으며 인기 프로듀서나 DJ들이 중심이 돼 음악을 모았다. 별도로 가수를 홍보할 필요가 없어 비용이 그리 들지 않는다는 장점도 있다.
또 다른 특징은 방송 드라마의 OST들이 봇물 터지듯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 음반들은 이색기획 음반들과 함께 요즘 가요계에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들 기획음반들은 올가을을 겨냥해 주로 젊은층을 타깃 마케팅층으로 설정했다는 특징이 있다.
■바나나걸=일본과 유럽 등지에서 특색 있는 사운드로 인정받고 있는 테크노 뮤지션 가재발이 프로듀싱하고 국내 가요계의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작곡가 방시혁 박근태 이철원 등이 멜로디 작업에 참여한 이색 프로젝트 음반이다. 이 음반에서 노래를 부르는 사람이 바로 바나나걸(사진 왼쪽)이다. 바나나걸은 다양한 형태로 해석될 수 있다. 얼굴은 드러내지 않고 음반에서 목소리만 내는 바나나걸, 공연 위주의 바나나걸, 화려한 댄스실력으로 중무장한 탤런트 바나나걸 등이다. 바나나걸의 탄생 배경은 21세기를 살아가는 한국의 미혼 직장 여성으로 실체가 없다. 하지만 바나나걸이 대중적인 인지도를 얻어가면 그때 가서 실제 인물을 등장시킬 예정이다. 처음에는 플래시 애니메이션으로 탄생해 인터넷에서 활동 중이다. 지난 8월에 첫선을 보인 바나나걸은 지난주 말 조회수 100만건을 기록하며, 연예인의 지옥이라는 ■오인용 사이트■서 최고의 인기 검색어가 되기도 했다. 다음주까지는 거뜬히 150만건은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바나나걸 음반에는 바나나걸의 상징인 엉덩이를 주제로 10여가지의 다양한 리믹스 트랙이 수록돼 있다. 이달 말쯤 출시될 예정이다.
■이온 네오원=가요계의 거장 남진의 ■님과 함께■를 샘플링 기법으로 도입해 새로운 리듬을 덧씌운다면 요즘 젊은이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이 음반은 바로 ■님과 함께■ ■날 보러와요■ ■울릉도 트위스트■ 등 주옥같은 불후의 명곡들을 90년대 후반 신세대들의 주목을 받아온 테크노 DJ 이철원(일명 이온)이 나름대로 재구성해 음반으로 출시했다.
샘플링은 테크노 음악의 대표적인 기법의 하나로 외국의 많은 테크노아티스트에 의해 발전돼 왔으나 국내에서는 표절이냐 샘플링이냐 등의 시비를 낳기도 했다. 이온은 국내에 샘플링 기법을 널리 알리기 위해 이번 음반을 기획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 음반에는 한때 큰 인기를 모았던 곡들을 과감한 샘플링 기법과 절묘한 가사로 재구성해 샘플링이 새로운 차원의 대중문화로 정착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렇게 탄생한 곡들은 요즘 신세대들을 열광시키고 있는 유명 DJ들의 파티와 클럽에서 활용된다. 요즘 파티는 DJ들이 선택한 소스(노래)를 관객들의 요구에 맞게 조절함으로써 새로운 대중문화가 되고 있다.
요즘 대중문화의 핵심 ■아이콘■으로 급부상한 디제잉문화와 테크노 DJ 이온과의 균형 잡힌 만남을 2003년 이온의 데뷔 음반 ■이온 네오원■에서 만끽할 수 있다.
■캐스커=국내 언더그라운드에서 주목받고 있는 테크노음악 프로듀서 캐스커(본명 이준오)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전자적으로 만들어낸 독특한 앨범이다. ■인적이 드문 밤 언덕에 올라 반짝이는 거리의 불빛들■을 노래하거나 ■맑은 오후에 멍하니 벽을 보면서 느꼈던 감정들■을 감각적인 기법으로 처리했다. 전자음에 젖은 젊은이들이 좋아할 음반이다. 캐스커는 부산에서 록밴드 활동을 하면서 테크노 음악에 심취했다. 99년 국내 최초로 테크노 컴필레이션 음반(Techno@Kr)에 참여해 그의 능력을 알리기 시작했다.
■STV ■때려■OST=컴필레이션 음반과 같은 다양한 구성과 많은 가수들이 직접 참여해 기획 당시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특히 최근 드라마의 인기가 서서히 높아지면서 타이틀곡 ■알아요■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장나라 박상민 이수영 체리필터 디바 등이 음반에 참여해 기존 노래를 리메이크했던 OST의 관행을 깼다. 가요계에서는 이미연의 ■연가■에 버금가는 인기를 누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K2TV ■상두야 학교가자■OST=신인가수 정철이 가을 분위기에 맞는 팝 R&B곡 ■마이 러브■를 불렀다. 이 음반은 한국적인 팝 R&B와 모던록곡들이 주류를 이뤄 기존 OST의 관념을 깼다. 또 ■동갑내기 과외하기■ OST에 참여한 신인 이지우는 물론이고 가창력은 뛰어나지만 아직 유명세를 타지 못한 이정열 박영미 등도 이번 음반에 동참해 새로움을 더하고 있다. 황용희기자 hee@
편집 이상표기자 editor@
스포츠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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