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야기

[스크랩]진정한 FM음악방송을 듣고싶다

길을 묻는 길냥이에게_the캣 2005. 10. 1. 17:11

혹시 TV가 없는 삶을 상상해 본 적이 있는가? 쉽게 상상이 안될 것이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는 항상 들이마시고 내쉬지만 그 고마움은 느끼지 못하는 공기와 마찬가지로 TV도 살아가는데 있어서 없어서는 안될 필수품이 돼버린지 오래다. 우리의 삶과 너무 밀접해 있어 그 고마움 혹은 그 역할을 느끼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혹자는 ‘나는 TV 없이도 얼마든지 살 수 있어.’라거나 ‘TV는 바보상자란 말 몰라? 안 볼수록 인생에 도움이 되는거야.’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퇴근하여 집에 오자마자 제일 먼저 하는 일이 TV를 켜는 거고, 또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세수보다도 먼저 TV부터 켜곤 한다.(요즘 TV는 똑똑하여 세팅만 해놓으면 아침마다 정해진 시각에 켜지고. 꺼진다.) 어두워지면 집안에 켜놓는 전등처럼 집안에 사람이 있는 동안에는 보고 안보고를 떠나 TV도 같이 켜져 있는 것이 우리 현실이 아닌가 싶다.

현대인은 신문, 인터넷, 책보다도 TV를 통해서 얻는 지식과 정보가 훨씬 많으며, TV는 사람들에게 많은 대화거리를 제공하고(요즘은 무슨 연예 소식이 그리도 많은지… 연예인이 누구랑 결혼하고, 이혼하는 지가 그리도 중요한 건지… 그런 신변잡기 열심히 보고 기억했다가 친구들과 만나면 무슨 대단한 소식이라도 들은 것처럼 열심히 전해주면서 살아가는 우리의 삶이란 것이… 이렇게 살아도 되는건지…), 한창 공부해야 하는 학생들의 마음을 콩밭(?)에 가있게 만드는 원흉이며, 또 킬링 타임에도 TV를 따라올 만한 것이 거의 없다.

이러한 TV와 거의 흡사한 역할을 하면서 TV만큼 우리 삶에 가까이 있는 것이 무엇일까? 그렇다! 바로 ‘라디오’이다. 라디오가 우리 삶에 가까이 있다는 말에 의문을 제기하시는 분이 많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면 우리 한번 청취자를 기준으로 살펴보도록 하자.

우선 집에서 가사일을 하는 주부들을 보면 남편과 자녀들이 출근한 후 집에 혼자 남으면 TV도 많이 보겠지만 라디오도 많이 듣는다. 특히 TV방송이 없는 낮 시간은 더더욱 그렇다.(물론 대부분의 집에서 케이블 방송을 보기 때문에 하루종일 TV가 나오기는 하지만 정규방송보다는 영양가(?)가 떨어지는 것이 현실이다.) 방송에서 소개해주는 엽서를 보면 오전과 낮 시간대에는 주부 청취자가 압도적이다.

그 다음은 공부하는 학생들을 들 수 있겠다. 부모님이 TV는 못보게 하고, 음악을 듣거나 여러가지 (연예)소식을 듣고 싶을 때 책상 앞에 앉아 귀에는 이어폰 꼽고 라디오 방송을 들으며 공부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라디오를 들으면서도 공부하는 데는 지장이 없다고 하는데… 필자는 이 말을 무슨 김밥 옆구리 터지는 소리냐고 하고 싶다. 필자의 경험으로 볼 때 음악만 듣는 다면 몰라도(이것도 권장사항은 아니다…) 라디오 방송을 들으면서는 절대로 공부에 집중할 수 없다고 단언할 수 있다. 그것은 바로 진행자의 목소리 때문인데, 그 어떤 소음보다도 청각 신경을 거슬리게 하는 게 사람의 목소리이다. 라디오를 듣다 보면 음악 중간중간(?? 요즘은 말이 음악방송이지 진행자와 초대 연예인간의 수다와 호들갑 웃음거리가 주이고 양념으로 중간에 음악이 나온다는 표현이 맞는 게 아닐까?) 에 DJ의 멘트나 아니면 초대 손님과의 대화 등이 나오는데 바로 이 부분에서 공부를 하다가도 신경이 분산되는 것이다. 방에서 공부하고 있을 때 밖에서 식구들이 대화를 나누는 소리를 방에서 듣게 되면 웅성웅성하는 소리로 들리게 되는데 이 소리가 집 밖에서 나는 자동차소리와 같은 큰 소음보다도 공부에는 훨씬 방해가 된다. 그래서 라디오를 들으며 공부를 하게 되면 그 효율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집에 라디오 들으며 공부하는 자녀가 있으신 분은 라디오 방송 수신이 안되는 CD 플레이어, MP3 플레이어, 워크맨(당근 라디오 없이 테이프만 재생 가능한 것)으로 바꾸어 주시는 것이 자녀의 실력향상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앞에 말한 대로 음악을 들으면서 공부하는 것도 권장사항은 아니지만 음악마저 못 듣게 하면 집 나간다고 하는 경우가 많을 것 같아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음악을 들으면서 공부하는 경우 긍정적인 면도 있는데 주변이 아주 조용할 경우에는 상관이 없지만 어느 정도의 소음이 상존하는 현실로 볼 때 음악이 주변의 소음을 차단하는 차폐막 역할을 하여 공부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준다는 것이다. 대신 이 경우 듣는 음악은 가사를 알아 들을 수 있는 가요보다는 클래식이나 연주곡, 그리고 가사를 전혀 알아 들을 수 없는 메탈(?? 특히 데쓰, 고딕, 둠 메탈… ^_^;), 제3세계 음악 등을 권하고 싶다. 기자의 경험상으로는 같은 음악을 계속 반복하여 듣다 보면 나중에는 음악에 전혀 신경이 쓰이지 않고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그렇다고 필자가 공부를 열심히 했다는 것은 아니다… *_^)

세번째로는 택시와 버스 운전기사님들을 들 수 있겠다. 손님의 의사와는 전혀 관계없이 본인이 듣고 싶은 방송을 본인 기준의 음량으로 들으시는 기사님들…. 잠이 쏟아지는 아침 출근시간에 크게 틀어놓은 라디오 소리에 스트레스 한번쯤은 받아 보셨으리라. 또 나같이 라디오에서 청취자와 방송진행자 간에 주고 받는 얘기에 닭살 돋는 사람은 차에 타고 있는 시간이 여간 곤혹스러운게 아니다. 귀를 막고 있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다른 방송으로 바꾸라던지 라디오 좀 꺼달라고 할 수도 없고… 거기다가 껌 짝짝 씹으면서 ‘졸라’, ‘쓰바’ 등의 접두어를 붙혀가며 큰소리로 떠들어 대는 여학생들이라도 옆에 같이 앉아서 갈 때의 괴로움이란.. 당해본 사람이 아니면 모를거다. (요즘 여학생들 진짜 무섭다. 실수로 눈이라도 마주치면 ‘쓰바 뭘봐? 눈 안깔어??’ 거의 이 분위기로 쏘아 본다.. 괜히 훈계하다가 뒤지게 맞았다는 사람도 몇몇 봤다..)

하여간 운전하는 지루함을 잊기 위해서인지 기사님들도 라디오 참 많이 들으신다. 특히 교통방송을 압도적으로 많이 들으시는 것 같다.

네번째로는 소규모 사무실이나 수작업을 위주로 하는 소규모 공장에서 일하시는 분들이다. 방송중 청취자와 전화 연결하는 시간에 전화 받는 곳이 어디냐고 물어보면 회사라고 답하는 사람들이 왜 그리도 많은지.. 필자 같은 경우 회사에서 라디오를 들으면서 근무한다면 다음날 당장 자리가 없어질 것 같은데.. 라디오를 들으면서 그곳이 어떤 회사인지 참 부럽다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 그런데 이런 회사에서 라디오 듣고, 청취자 참여하고 그러면 일은 언제 하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끝으로 가장 많은 경우일 것 같은데 바로 운전하면서 차 안에서 듣는 경우이다. 요즘 사람들은 조용히 있으면 불안한지 집에 들어오자 마자 TV를 켜는 것처럼 차에 시동을 걸자마자 라디오를 켜는 경우가 많다. 차가 많이 밀리는 시내에서 운전할 때나 장거리 운전을 할 때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이나 재미있는 이야기가 운전의 지루함을 잊게 해주고 졸음을 쫓아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인 것 같기도 하다.

이상과 같이 우리가 평소 못 느끼는 가운데 라디오는 우리 삶의 아주 가까이에서 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데 필자는 요즈음 이 라디오 방송, 특히 FM 방송에 큰 불만이 있다.(사실 불만이라기 보다는 ‘바램’이라는 표현이 낫겠다.) 그것은 마음 편히 음악만을 들을 수 있는 진정한 음악 방송이 없다는 것이다. 그나마 클래식음악을 전문적으로 방송하는 KBS 1FM(93.1 MHz)이 필자가 말하고자 하는 음악방송에 가장 근접해 있는 듯 하다.

승용차에 부착된 오디오에는 보통 AM, FM 각각 6개 정도의 채널을 기억시킬 수 있다.(물론 그 이상 기억시킬 수 있는 차량도 많이 있지만 보통 밴드(AM,FM)별로 6개정도의 채널을 기억시킬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FM 같은 경우 대개 89.1 MHz(KBS 2FM), 91.9 MHz (MBC 표준FM), 93.1 MHz(KBS 1FM), 95.1 MHz(교통방송), 107.7 MHz(SBS Power FM) 은 기본적으로 기억시키고 기호에 따라 나머지 한 개는 CBS, 불교방송, 평화방송 등의 종교방송 채널이나 MBC, SBS의 다른 채널을 기억시키는 것이 일반적이다.

운전을 하면서 라디오 방송을 들을 경우 미리 기억시킨 채널 선택 버튼을 선택해 듣게 되는데 필자의 경우 음악을 좋아하다 보니 음악 위주로 방송을 듣게 된다. 해서 AM 방송은 거의 안듣게 되고 FM 방송만을 듣게 된다.

** 여기서 잠깐 : AM과 FM 방송의 차이

AM은 Amplitude Modulation의 약자로 진폭 변조라는 뜻이고, FM은 Frequency Modulation의 약자로 주파수 변조라는 뜻이다. 기술적으로 설명하자면 복잡하고 그냥 단순히 음성신호를 전파에 실어 보내는 방법상의 차이라고 이해를 하자.
AM은 kHz대의 낮은 주파수를 사용하고, FM은 MHz대의 높은 주파수를 사용하는데 바로 이 주파수 대역의 특성으로 인해 AM과 FM의 장단점이 나뉘게 된다.
우선 AM은 하나의 송신안테나에서 최대한 멀리 전파를 보낼 수 있어 먼 지역이나 산간 등지에서도 전파를 수신할 수 있는 반면 다른 신호가 섞여 혼선이 될 우려가 높아 신호의 질(음질)이 떨어진다. 이에 반해 FM은 송신안테나에서 전파를 멀리 보내지 못하는 단점이 있는 반면 대역의 차이로 다른 신호가 섞일 염려가 적어 깨끗한 음질을 유지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AM이 뉴스, 드라마 등 음질의 영향을 덜 받는 프로그램을 주로 방송하고, FM이 음악방송 위주로 방송하는 주된 이유이다.
참고로 같은 FM 방송의 지역별 주파수가 다른 것도 위와 같은 송신거리가 짧은 FM의 특성 때문이다.(지역별로 안테나를 세워주지 않으면 수신이 불가능하다는 야그!!!)

자~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서.. 라디오를 듣는 것 까진 좋은데 내가 원하는 음악은 안틀어 주고 쓰레기 같은 수다들이 그리도 많은지.. 6개나 되는 채널을 바꾸어 봐도 서로 약속이나 한 듯 음악은 안 나오고 주저리주저리 말들만 나오는 것이다. 특히 낮 2시∼11시 사이가 단연 압권인데 듣다 보면 정말 음악방송인지 토크쇼인지 구분이 안갈 때가 많다. 1시간내지 두시간 방송하면서 광고시간 빼고, 말하는 시간 빼면 정말 순수하게 음악만 틀어주는 시간이 방송시간의 절반이나 되는지 의심스럽다. 물론 ‘손숙,배기완의 아름다운 세상’, ‘전유성,양희은의 여성시대’ 그리고 교통방송 등과 같이 기본적인 방송의 컨셉이 음악과는 거리가 있는 프로그램은 제외하고 하는 야그다.

프로그램의 제목에 음악살롱, 음악에세이 등 음악이라는 말이 들어 있거나 음악 방송을 표방하는 프로그램 조차 들어보면 토크쇼 중간 쉬는 시간에 음악을 틀어주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특히 초대손님, 패널 등의 명목으로 연예인들을 불러다 놓고 톱스타의 근황을 알려 준다는 이유로 신변 잡기 위주의 얘기를 하는 것은 기본이고,(이런 프로에서 꼭 이런 걸 해야 하는지.. 누가 톱스타 근황 알고 싶다고 했냐고??? TV에도 연예 프로가 넘쳐나는 판에.. 세상이 미쳐 가는게 아닌지..) 마치 친한 친구들을 만났을 때 하는 것처럼 되지도 않는 얘기 해가며 청취자는 안중에도 없는 듯 저희들끼리 히히덕 거리지를 않나.. 그나마 여기까지는 참을 만하다. 정말 참을 수 없는 것은 무슨 대단한 특혜를 주는 듯이 청취자와 초대손님을 전화로 연결해 주고 청취자가 혹시 작은 실수라도 할라치면 ‘너 제대로 걸렸다’는 듯이 청취자에게 면박을 줘 수많은 사람들이 듣고 있는 데서, 있는 쪽 없는 쪽, 다 팔리게 만드는 그런 수준 미달의 X같은 자(者)들이 DJ라고 앉아서 방송을 할 때이다.(?? 죄송합니다. 갑자기 흥분이 되서리.. ^_^;)

운전을 하면서 이러한 방송을 듣다가 언젠가는 음악이 나오겠지 기다리다가 10분이 넘어야 3분짜리 음악하나 틀어주고, 다시 10여분 방송 초대손님이랍시고 자신의 신변잡기에 대한 얘기나 늘어놓거나 새로 발표한 음반 홍보나 하고.. 이러한 소리가 듣기 싫어 채널을 변경하다 사고를 내는 운전사도 발표가 안됐을 뿐이지 아마도 많을 것이다.

꼭 연예인이 DJ를 보고 그 또래의 그 수준의 가수를 불러 웃긴 얘기를 하는 것이 FM의 목적이던가. 오히려 여름 휴가철과 같이 DJ들이 휴가를 갔을 때 방송사의 아나운서 등이 대타로 나와 방송할 때가 훨씬 음악 방송답다는 것이 나만의 생각일까? (이 때는 아티스트와 곡명 소개 정도만 나오고 나머지는 음악만이 있을 뿐이다. 그것도 보통 BGM(Back Ground Music)이라는 명목으로 3곡이 연짱(^_* 표준어는 연달아 가 맞겠죠?)나오는디.. 이거이 진정한 음악방송이 아닐지???)

음악방송다운 방송인 ‘전영혁의 음악세계’ 같은 프로그램은 정말 인내심이 없으면 그 시간까지 버티기 어려운 새벽 2시대에나 방송이 되고, 가장 듣기 좋은 오후시간대에는 음악은 거의 없고 오직 귀신 씨나락 까먹는 얘기로 일관하는, 정말로 들을 만한 음악방송이 거의 없다는 현실이 너무 안타까울 뿐이다.

혹자는 하루종일 음악만 틀어주는 인터넷 방송국도 셀 수 없이 많고, 또 차에서도 CD나 테이프를 들으면 되지 왠 헛소리하고 X랄이냐고 할지도 모르겠다. 물론 맞는 말이다.
하지만 OECD 가입국에 경제규모도 세계 15위안에 들어가는 우리나라에서 10여개가 넘는 FM 방송중 전문적인 음악방송하나 제대로 없다는 것은 문화적인 수치(? 좀 지나친 표현인가요???)가 아닐지???

해서 필자는 MBC, SBS 등과 같은 민영방송에 까지 바라긴 어려울 듯하고, 적어도 공영방송인 KBS 만이라도 국민들의 음악적 & 문화적 정서 함양을 위해서 전문 FM 음악방송을 해주길 바란다. 그 방법에는 새로운 FM방송을 하나 더 만들던지 아니면 기존의 KBS 2FM (89.1 MHz)을 새롭게 단장하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아!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KBS 2FM에서도 중간에 광고시간이 있던디.. TV 시청료만으로는 운영이 안되는 건지?? 광고가 없다는 것 때문에 KBS 2FM을 선호 했었는디 이제는 MBC, SBS 와 별반 다를 바가 없는 듯하다.)

하루 24시간 내내 가요, 팝, 락, 재즈 등 음악만을 들을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FM 음악방송 채널이 탄생하길 기다리며..

출처 : 굿데이스포츠 "하얀손의 음악&오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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