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람 속에 밤낚시 갔다가 1시간만에 비바람에 흠뻑 젖은 생쥐꼴로 철수했던 게 약 한달 전이었던 것 같다.
계속되는 장마와 폭우 속에서 낚시를 자제하다가 모처럼 마음을 잡았다.
금요일 퇴근 후 포천 무네미낚시터로 아내와 동출.
사실, 우금으로 갔다가 만석인 것을 보고 무네미로 향한 것인데
다행히 에어컨이 있는 2인용 좌대가 남아있었다.
고기를 잡는 것도 좋았지만
그저 오랫만에 물가에 앉아있다는 것이 더 좋았다.
아내와 함께여서 더 좋았다.
아내가 붕어를 잡아보겠다고 아예 작정을 한 것 같다.
어쩌면 방가로비 10만원이 아까워서였을지도 ㅎ
하지만,
그렇게 열심히 했건만 아내는 0수,
나는 새벽 4시까지 7수 정도.
자정 넘어 찾아온 대물향어와의 사투에
진이 다 빠졌던 탓.
정말, 그렇게 큰 향어는 처음 잡아봤다.
낚시터마다 있는 터줏대감 잉어나 향어를 보았다면 그 느낌을 알 것이다.
65cm 정도 되보이는데
무엇보다도 덩치가 어마어마했다(15분 정도 녀석의 정체도 모른채 전투함;;;).
찌가 로켓포처럼 치솟아올랐다가 순식간에 물속으로 쳐박히는데
놀라서 대를 채긴 했지만... 하.
혼자서 10여분간 씨름하다가
자고있는 아내를 깨워 둘이 또 약 10분간 줄다리기.
모든 조사님들이 어둠 속에서 흥미롭게 우리를 바라보고 있었던 것 같다.
약 20분 만에 겨우 아내가 뜰채질에 성공했지만
뜰채가 금방이라도 부러질 것만 같았다.
내가 후레쉬로 녀석의 얼굴을 비추자 아내의 첫마디,
"무섭다;;;"
정말, 재미있었던 경험이었다.
이천 고담낚시터에서 처음 잡아본 45cm 급의 향어,
추석 명절날 보은 계곡지 오동낚시터에서의 힘좋던 54cm 향어,
고골에서 몇차례 조우했던 55~ 60cm급 추억의 향어들을 소환하게 만든
개인 최대어였다.
아내가 없었으면 어땠을까,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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