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에서

두달 만에 찾은 무네미낚시터

길을 묻는 길냥이에게_the캣 2020. 8. 8. 21:14

 

비바람 속에 밤낚시 갔다가 1시간만에 비바람에 흠뻑 젖은 생쥐꼴로 철수했던 게 약 한달 전이었던 것 같다.

계속되는 장마와 폭우 속에서 낚시를 자제하다가 모처럼 마음을 잡았다.

금요일 퇴근 후 포천 무네미낚시터로 아내와 동출.

 

사실, 우금으로 갔다가 만석인 것을 보고 무네미로 향한 것인데

다행히 에어컨이 있는 2인용 좌대가 남아있었다. 

 

고기를 잡는 것도 좋았지만

그저 오랫만에 물가에 앉아있다는 것이 더 좋았다.

아내와 함께여서 더 좋았다.

 

아내가 붕어를 잡아보겠다고 아예 작정을 한 것 같다.

어쩌면 방가로비 10만원이 아까워서였을지도 ㅎ

하지만,

 

그렇게 열심히 했건만 아내는 0수,

나는 새벽 4시까지 7수 정도.

 

자정 넘어 찾아온 대물향어와의 사투에

진이 다 빠졌던 탓.

정말, 그렇게 큰 향어는 처음 잡아봤다.

낚시터마다 있는 터줏대감 잉어나 향어를 보았다면 그 느낌을 알 것이다.

65cm 정도 되보이는데

무엇보다도 덩치가 어마어마했다(15분 정도 녀석의 정체도 모른채 전투함;;;).

찌가 로켓포처럼 치솟아올랐다가 순식간에 물속으로 쳐박히는데

놀라서 대를 채긴 했지만... 하.

 

혼자서 10여분간 씨름하다가

자고있는 아내를 깨워 둘이 또 약 10분간 줄다리기.

모든 조사님들이 어둠 속에서 흥미롭게 우리를 바라보고 있었던 것 같다.

 

약 20분 만에 겨우 아내가 뜰채질에 성공했지만

뜰채가 금방이라도 부러질 것만 같았다.

내가 후레쉬로 녀석의 얼굴을 비추자 아내의 첫마디,

"무섭다;;;"

 

정말, 재미있었던 경험이었다.

이천 고담낚시터에서 처음 잡아본 45cm 급의 향어,

추석 명절날 보은 계곡지 오동낚시터에서의 힘좋던 54cm 향어,

고골에서 몇차례 조우했던 55~ 60cm급 추억의 향어들을 소환하게 만든

개인 최대어였다.

아내가 없었으면 어땠을까, 하.

 

아침에 기념촬영 하려고 보니 비좁은 살림망을 뛰쳐나가 사라짐,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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