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마음의풍경

겨울 바다여행 첫째날(2022. 2. 23., 안면도)

길을 묻는 길냥이에게_the캣 2022. 2. 28. 21:29

그저 쉬고 싶었고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고 싶었고 그래서 떠나온 겨울 여행.

첫날은 아이들과의 추억여행으로 안면도를 찾았다.

간월도를 지나치고 안면암으로 바로 달려왔는데

아이들은 처음에 이곳을 기억하지 못하다가 조금씩 우리가 여기 왔었다는걸 떠올렸다.

처음 봤을 때만큼 인상적이지는 않았으나

여전히 이곳은 사람들에게 매력적인 사찰임은 분명했다.

 

영하의 기온에 매우 추운 북풍바람을 피해 서둘러 다음 목적지로 향했다.

오후 4시 쯤이었고  늦은 점심 겸 저녁 식사로 안면도의 명품 음식인 게국지를 맛보았다.

아이들과 집사람이 얼마나 잘 먹던지...하하.

칼칼하면서 구수한(?) 국물맛이 일품이었는데 아무래도 묵은지가 들어가서 더 특별한 맛으로 탄생한 듯.

나도 처음 먹어보는 음식이었는데 해물 특유의 시원하고 칼칼하면서도 먹을 수록 구수한 느낌이 드는,

참 묘한 맛이 느껴지는 음식이었다.

 

이어서 찾아간 곳은 오마이갤러리.

작은 놈이 미술도 좋아라 했던터라 코스로 잡았는데 음 .. 

아기자기하고 재미있긴 했는데 살짝 아쉬운?

작은 놈의 그림에 대한 지식에 의외여서 살짝 놀라긴 했음.

 

 

관람 후 바람도 세고 공기도 너무 차갑긴 했지만 여기까지 왔으니 노을을 안볼 수는 없지~

바로 꽃지해수욕장으로 달려갔다.

오랫만에 보는 할미 할아비 바위, 잘지내셨지요? ㅎㅎ

주변이 많이 변해서 살짝 낯설었다.

조금 더 해안을 달려 노을맛집 카페를 발견, 

한 시간 가까이 따뜻한 커피와 차를 마시며 말없이 불어져가는 수평선 너머를 바라보았다.

 

해가 바다 아래로 천천히 사라져가는 모습 속에서 아이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분명한 한 가지는, 서해바다가 주는 평화로움과 어머니의 품과 같은 온기를 느꼈을 것 같다는 것.

이 하나만으로도 이번 여행은 충분히 가치가 있고 내겐 보람된 계획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숙소로 예약했던 레이크앤씨 펜션.

안면도 내륙 길을 한참 따라 들어가야 해서 좀 낯설긴 했지만 막상 도착해보니 생각보다 아주 멋진 곳이었다.

한쪽으로는 저수지가, 한쪽으로는 바다를 사이에 두고 몇 개의 집과 이 펜션이 자리를 잡고 있어

내가 여유가 있다면 이런 곳에 별장 하나 가지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었다.

 

잠시 지친 다리의 피로를 풀고 어영부영 게으름을 피우다보니 밤 9시.

뭔가 아쉬워 거센 바람과 영하의 날씨 속에 챙겨갔던 낚시대를 들고 저수지로 향했다.

그렇게 거세고 차디찬 바람 속에서 찌하나 멍하니 바라보고 앉아있다보니

누군가 와서 믹스커피 한잔을 건네준다.

사장님이셨다.

사모님이 내가 낚시하는걸 보더니 이 추운데 물가에 앉아있다고 따뜻한 커피 한잔 건네주라 해서 오셨단다.

참 마음씨 고운 주인장 내외분이신듯.

 

낚시는 제대로 찌를 던지기도 힘들만큼 강풍 속에서 제대로 될 리가 없었고

더구나 점점 기온이 떨어지면서 낚시대까지 얼어가는 상황.

입질은 몇번 있었던 것 같았지만 작은 녀석들의 소행인듯 헛챔질 두어번하고 결국 낚시를 접었다.

5월 이후에 기회되면 다시 한번 와보고 싶은 곳.

다음 날 아침에 저수지 주변을 산책하는 것으로 아쉬운 마음을 달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