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 마흔하고도 넷.
가장 일하기 괴롭다는 부서로 배치되서
다가올 입시철에 대비해 온통 체력 다지기에 집중하고 있다.
그동안 어떻게 살아왔는지,
앞으로 어떻게 살고 싶은지를 생각할 여유도 없이
앞으로 닥쳐올 '고난의 시간'들에 대비하느라
마음만 분주할 뿐.
학교 사정까지 어수선하다보니
요 며칠마음이 저혼자부산을 떨기만 하고
'온전한 나'는 찾기가 더어려웠던 것 같아.
결국
중년이 되면 훨씬 더 여유롭고 행복해질거라던 소년의 생각은
틀린 것이 되고만 셈.
회사 내에서
보이지 않는 업무영역들에 대해 신경써야 하는 경우가 많아졌고
문서작성능력은 자꾸만 후배들에게 밀려나고 있다.
예측했던 것보다 변화의 흐름은 빨랐고
마음과 달리 몸의 반응은 반대로 뒤쳐져가고 있는 중.
팀제 도입으로 중간관리자에 대한 존중은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인 것으로 변해갔고
그동안의 수고와 헌신에 대한 이해와 존경심 또한
'고려해주면 고마운 것'으로 변해버렸다.
그 어떤 노력도
후배들의 체력과 스마트함을 이겨낼 수가 없는 나이.
그게 내 나이같아.
내 아래 Y주임은 아이폰을 열심히 쓰고 배우면서 후배들에게
가르쳐주기도 한다지.
시대에 뒤쳐지는 모습을 보이기 싫어서란게
그 이유였지.
난 보이는 모습만이라도 추레해지지 않으려고
인터넷에서 예쁘고유행타는 옷들을 주문해서 입고 다니는데
약간 눈치가 보이긴 했어도 일단 동료들에게 미치는 효과는
나쁘지 않았던 것 같아.
주책스럽단 말을 아직 한번도 들어보진 못했으니 참 다행이지..
타고난 외모 때문에 남들이 말하는'미중년'이 되긴 힘들겠지만
패션으로라도 후배들에게자극이될 수 있다면
그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다.
사실, 전보다 더 깔끔해진 내 모습이 보기도 좋았다.
중년이된다는 것은
마음을 가꾸는 일이며
그것은 나를 꾸미는 일이면서
동시에 내가 행복해지는 법을 깨달아야 한다는 것이 아닐까...
<이기는 대화>, <인간관계의 기술>, <40대를 위한 가슴이 시키는 일>,
<남자의 물건>, <너무 일찍 나이들어버린, 너무 늦게 깨달아버린>....
읽지도 못하면서점점 내 방에 늘어만 가는 책들이다...
요즘 서점에 중년에 대한 얘기들이 많다는 얘기를 듣고
문득 내가 사는사십대를 생각해보게 되었다...
내가 어떻게 살아야 행복해질 수 있는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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