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노트

내 딸은 사춘기

길을 묻는 길냥이에게_the캣 2011. 4. 5. 23:06

요즘 딸아이는 술에 취한 듯 사춘기에 풍덩빠져 버렸다.

늙어가는 애비랑 손잡고 나가는 것보다

차라리 혼자 있는게 좋단다.

소중한 하나를 잃어버리는 것 같아서

조금은 슬퍼..

허긴, 많이 크긴 했지.

내가 퇴근할 때, 딸아이가 잠자리에 들 때

꼭 안아주고 토닥거려주는 것이

조심스러울 때도 있으니 말야.

오늘은 어린 동생에게 악다구니를 하길래

조용히 타일렀다.

아빠가 너 사춘기라서 예민한거 아는데

그럴 수록 나쁜 말은 자제하려고 노력해주었으면 좋겠다.

잘 안되면 말 수 자체를 줄여보렴.

네가 누군가에게 싫다고 말하면 정말 그 사람이 싫어지는 법이니까

각별히 말을 조심해야 한단다...

평소같으면 야단을 쳤을 일이지만

요즘 난 딸아이에게 매우 조심스럽게 대한다.

내가 워낙 사춘기를 유별나게 보내서 그랬을거다.

저렇게 예민해지는 시기는 스프링과 같아서

억누르려고 할 수록 더 크게 반동하는 법이란걸 나는 안다.

저러다가 어느 순간 어른이 되겠지.

내 추레한 어깨와 등을 보면서말야...


불꽃심장 _ 사. 랑. 해


'블루노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무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0) 2011.06.23
힘..내...!  (0) 2011.05.29
오랫만에  (0) 2011.05.22
지금은 전쟁중  (3) 2011.04.15
2004/05/11  (0) 2005.0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