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이 끝난 후 한국에는 모든 것이 부족했었습니다.
충분한 물이 공급되지 않았죠.
그래서 각 가정에는 일정한 양의 물만 제공되었죠.
할머니는 물을 아끼려고 다른 사람이 사용하고 난 물로 본인이 씻으셨어요.
전 그걸 보며 너무 더럽다고 느꼈어요.
위생적이지 않다고 생각했죠.
정말 멍청하지 않나요?
할머니는 저희를 위해서 물을 아꼈던 것인데 말이죠.
다른 사람들이 사용하게 하려고요.
그리고 할머니는 항상 배고프지 않다고 말씀하셨어요.
그래서 전 진짜 할머니가 배가 고프지 않으신줄 알았어요.
네, 당연히 그때는 모든 것이 부족했어요.
할머니는 점심이나 뭐 그런 식사를 건너뛰셨어요.
저희들을 좀 더 먹이시려고요.
전 그때는 그런 줄 몰랐습니다.
그게 너무 마음이 아파요.
할머니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마다,
연기가 아니라 진짜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제가 아홉 살, 열 살쯤이었을 때
저의 멍청함과 무지 때문에요..."
- 영화 미나리 관련 인터뷰 중
#
나 또한 이런 이유로 어머니에게 죄송한 기억을 가지고 있다.
가장 싫어했던 음식이 가장 즐겨먹는 음식 중 하나가 된 이유이기도 하고 ...
그래서 나는 윤여정님의 이 인터뷰가 정말, 진심으로 공감되고 매우 가슴아프게 느껴졌다.
아직 생 전인 어머니께 용서를 빌 수 있다는게 얼마나 다행인지.
몹쓸 전염병으로 인해 팔순잔치를 해드리지 못한건 나중에 또 얼마나 죄송스런 기억으로 남을지
걱정이 되긴 하지만...
'더캣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극단적 페미니즘 (0) | 2021.05.27 |
---|---|
사람이 문제다 (0) | 2021.05.09 |
"다, 우리 애들이잖아요...!" (드라마 블랙독) (0) | 2021.04.21 |
잡생각 (0) | 2020.09.19 |
등가법칙(等價法則) (0) | 2020.07.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