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에서

2023 개인 납회 이야기 (2023.12.3./새말, 마전, 밤밭)

길을 묻는 길냥이에게_the캣 2023. 12. 4. 10:40

무릇 끝이 좋아야 한다.

들쭉날쭉한 기온에, 

내 낚시라이프 마무리가 삐끗한 찜찜함을 떨쳐내고자

아침부터 짐을 챙겨 나섰다.

 

먼저 집에서 제일 가까운 새말낚시터를 찾았다.

얼었다 ㅡㅡ;;;

지난 번 보았던 새끼고양이들 챙겨주려고 가져간 캔 사료 2개를 듬뿍 담아주고 

포천으로 ...

 

20여분을 달려 밤밭낚시터에 도착.

다행히 물은 얼지 않았지만

근처 마전에도 들러보기로 했다.

 

헐,

여기도 얼었다.

상류 일부 해빙구간에 3명의 조사님이 계셨지만

전혀 입질도 없다고 하고 ...

 

오늘이 마전낚시터 올해 마지막 영업이라기에

식당에서 라면 하나 먹으면서 얼음이 녹기를 기다려 보았지만

내 낚시할 만한 자리가 여전히 확보되지 않아서 다시 턴.

 

 

결국 밤밭낚시터로 다시와서 잔교에 자리 잡았다.

햇빛을 마주보고 하는 낚시.

오전 일찍부터 낚시하신 옆 조사님들 말로는

지난주와 달리 영, 낚시가 안된단다.

그냥 편안하게 머물다 가자는 생각으로

멍하니 바라보는 물멍낚시.

 

어느덧, 겨울 하늘도 오렌지빛으로 물들어가고

넓은 저수지에서는 송어잡이꾼들의 송어 스푼들만 날아다니는 소리뿐 ..

 

이만하면 됐다.

집에 가자.

눈 먼 송어라도 잡혔으면

마가린 듬뿍 바르고 은박지에 싸서 드럼통에 구워먹고 싶었건만 ...

 

 

[낚시 후기]

살다보면 반짝거리는 아름다운 순간들이 있다.

 

살다 보면 정신을 못차릴 만큼 강한 시련들이 끊임없이 밀려와

주저앉아 울고 싶어질 때도 있다.

 

힘들었던 생의 순간들 중에서도

가장 빛났던 순간들만 기억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