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노트

고라니를 치었다

길을 묻는 길냥이에게_the캣 2024. 12. 13. 20:41

퇴근하는 중에 렉카차가 급하게 지나갔다.

좀 더 지나오는데 이번엔 구급차가 급하게 사이렌을 울리며 렉카차와는 다른 방향으로 .

달려갔다.

조금 더 진행하는 중에 이번엔 뒷차가 바짝 붙어 신경쓰였는데

가만 보니 상향등까지 켜놓은채 운행중인 것 같았다.

내려서 뭐라할까 하다가 

더 이상 신경쓰기 싫어서 옆 작은 샛길로 우회전.

이번엔 1차로 길에 큰 폐기물처리 트럭이  앞을 가로막고 천천히 가고 있어 

어쩔 수 없이 추월해서 50미터쯤 갔는데 이런 일이 ...

 

 

 

너무 놀라 비상등을 켜고 바로 정지한 후

내려서 주변을 살펴보았다.

뭐였지???

순간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나더니

내 오른쪽 환한 길 가장자리쪽에 이 녀석이 나타났다.

 

 

방금 전 내 차에 정면 충돌한 그 고라니였다.

너무 당황스럽고 놀라서 가까이 다가가 한참을 서로 바라보며 앉아있었다.

잠깐 동안 마주쳤지만 내가 많이 원망스러운 듯한 녀석의 눈빛...

결국 119 구조대에 연락하여 한참 위치를 설명하는데

녀석이 다시 움직여 시야에서 사라졌다.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짧았기에 주변에 숨어 있다 생각하고

주변에 서서 계속 119구조대를 기다렸다.

25분 쯤 지났을까, 멀리서 소방차가 보여 손을 흔들었다.

 

상황을 설명하고 동영상을 보여주고 내가 본 녀석의 상태를 설명하고 구조해달라 하니

알았다면서 나는 다친데 없냐면서 먼저 집에 가도 좋다고 했다.

그렇게 겨우 정신을 차리고 차 상태를 보니

앞 범퍼 두 군데가 깨져 있었다.

 

차가 상한게 속상하진 않았는데

이 정도 충격으로 나가떨어졌던 녀석의 상태가 걱정이 되서

바로 떠나질 못하고 구조대를 쳐다보고 있었다.

다행히 한 대원분이 녀석이 움직이는 걸 인지해서

다같이 이동하는걸 보고 사고 이후 약 50분 만에 겨우 집으로 출발할 수 있었다.

 

오늘의 운세

네비가 첨부터 평소 다니지 않는 길로 경로를 안내할 때부터 이상한 기분이 들더니

렉카차 등 계속 신경쓰이는 상황들에 이어

결국 이런 사고까지 겪고보니 

어리둥절하기도 하고 

내게 왜 이런 일이 생기나 싶기도 했다.

 

집에 오자마자 아내애게 사고상황을 얘기하고 바로 보험사에 사고접수를 한 후

블랙박스에 찍힌 사고상황을 확인하고 컴퓨터에 저장해 놓았다.

약간 정신이 좀 없었던 것 같았는데 

저녁을 먹고 커피 한 잔 하면서 좀 진정이 된듯.

지금은 그저

어려보이는 이 녀석이 무사히 잘 구조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 뿐이다.

출발하기 직전, 내 차 주변에서 났던 또다른 부스럭거리는 소리의 정체가

혹시 녀석의 어미였을까 싶어 내내 신경 쓰이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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