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한다. 기자는 다운족(down族)이었다. 전화선을 꼽는 모뎀부터 초고속 인터넷까지 인터넷 사용 시간 대부분을 0%에서 100%까지 올라가는 '상태 바'를 바라보며 쾌감을 느끼곤 했다. 보고 듣고 즐기기 위해서가 아닌, 검색하고 찾아내 실행시켰다는 만족감을 추구하던 중증에 시달린 적도 있었다. 다운족에게 2000년대 초반까지 인터넷은 천국이었다. 와레즈(warez) 사이트에서 수백 달러씩 한다는 고가의 프로그램을 공짜로 내려 받아도 별 죄책감이 들지 않았다. 어차피 구입할만한 여유도 없었고, 누군가가 불법 복제라고 호통 치지도 않았다. 저작권의 개념도 모호했던 시절, 눈에 불을 켜고 승냥이처럼 탐욕스럽게 하드디스크 용량을 채워나갔다. '소리바다'를 접한 것도 그 즈음이었다. MP3 플레이어 하나씩은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