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이야기

김기덕감독에 대한 단상

길을 묻는 길냥이에게_the캣 2006. 8. 22. 00:42



김기덕 감독에 관한 기사를 봤다.

삐노님을 통해 주목하게된 작가주의적 성향의 영화감독..

<괴물>의 흥행돌풍에 반해

그 자신이 만드는 수준높은 저예산영화가 상대적으로 초라해지는 것을 참을 수 없었던,

그래서 스스로 격정적이고 감정적으로 격해지는 상황들과

그에 편승해 나온 조금은 과격했던 그의 발언들이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터에 다시 터져나온

또다른 반전의 언어들..

그는 분명 스스로의 발언에 어떤 문제점이 있고

그의 발언들이 다른사람들을 많이 불편하게 했던 이유에 대해

분명히 잘 인식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여전히 자신이 만든 영화가 상대적으로 초라하게 느껴지는 것에 대해서는

끝까지 아쉬움과 슬픔이 남았던 것 같이 느껴졌다.

파란대문에서 느꼈던 여주인공의

슬프고 허망해보이는 눈빛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 있는데

오늘 김기덕감독의 발언 속에서 그와 비슷한 느낌을 갖게 되었다.

나는

그의 영화에 대해 감히 잘 안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의 '사람을 불편하게 만드는' 주제의식들에 대해 공감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더불어 나는 그 자신이 토로한 '오만함'에 대해서도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었다.

너무 깊이 자신의 생각에 빠져 말을 하다보면

사실과 다르게 '오만하게' 보여질 수도 있는게 현실인 것이다.

김기덕 감독은 분명 우리시대의 슬픈 자화상과도 같은 존재이다.

화려한 네온사인 뒤에 감춰진 진실과도 같은 존재랄까...

나는 오늘 그의회한에 찬 발언들을 접하면서

그가 정말 재능있고 똑똑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되었다.

그가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들었다는 것보다도

그가 끝까지 포기하지 못하는,

우리 시대의 진실에 대해 각자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는게 어떨까 싶다.

그리고 한가지 더 그에 관해 비판하려면

그의 영화를 보고 그가 말하려는 바에 대해서 한번 더 생각해보는게 어떨까 싶다.

한편으로는

과도한 지식 또는 빼어난 문제의식이

아무 상관없는 사람들까지도 비난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도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많은 지식인들이 스스로 자멸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 원인이 무엇일까를 생각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스스로 보통 사람들보다 높아지더라도

그럴 수록 자신을 낮출줄 아는 겸손함이 있어야 할 것이다.

인간적으로도 사랑받을 때

그의 영화들이 소수의 마니아들에 의해서가 아니라

많은 보통 사람들에게 좀더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예술에 대해 인간적 운운 하는 것이 우습지만,

그것이 현실이고 흔히 말하는 '저변을 확대하는'

지름길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김기덕 감독은 굳이 묻지 않아도 잘 알 것이다.

리얼리즘보다 낭만주의가 더 많은 사랑을 받는 이유를..

그의 영화 속 현실이 진짜 현실일 수도 있지만

그래도 사람들은 희망과 사랑에 대한 기대감을 놓으려 하지 않을 것이다.

현실 속에 없는 걸 모두 낭만적 개념이라고 보면

김기덕 감독에게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이 그것일 것이다.

슬프고 우울한 주제라도 조금만 따뜻하게 보듬어줄수만 있다면

그의 영화들도 좀더 많은 사랑을 받고 더 많은 이들에게

더 오래도록 기억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관련기사 :

http://news.naver.com/news/read.php?mode=LSS2D&office_id=001&article_id=0001389401&section_id=106&section_id2=222&menu_id=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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