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이야기

홀리데이...

길을 묻는 길냥이에게_the캣 2006. 7. 17. 03:57


BeeGees - Holiday


비가 많이 내려서인지
무거운 주제의 영화가 보고 싶어졌다.
몇번 보려다가 망설이기만 했던 [홀리데이]는
그렇게 보게 되었다.


대학생 시절,,
생방송으로 보았던 그 사건..


탈옥수 지강헌의 절규와도 같았던 그 마지막말..

참 많은 사람들에게
진리와도 같던 외침.....

그 지강헌이
마지막에 비지스의 홀리데이를 틀어달라고 했다는건
정말드라마틱한 요청이 아닐 수 없었다..

그와 그 동료 탈옥수들의 이야기가
드디어 세상에 나왔다.

많은 왜곡과 사건축소와 권력 내부의 은폐의도 속에서
방송들은 앵무새처럼
일방적으로 권력자의 생각만을 떠들어댔었다.

무전유죄..
유전무죄..

이사건에서
이보다 더 가슴을 치는 외침이 있었을까..

이 영화에서
이보다 더 가슴울리는 대사가 또 있을까..

1초만이라도..
단, 1초만이라도 자유롭게 살고 싶다는 그의 마지막 외침은
세상의 그 어떤 시어보다도 아름답고 슬펐다...

*

그 지강헌이

내가 살던 동네에도 왔었다.

그의 출현이

얼마나 동네를 떠들썩하게 했었는지를 기억한다.

길가던 행인들에게

영문도 모르던 운전자들에게

온갖 쌍스런 고함과 욕설을 퍼부어대던

세속적인 경찰들의 모습을 나는

오랫동안 잊지 못한다

.

.

.

*

검색해보니

최민수가 맡은 역할에 대해

왈가왈부 말들이 많았다.

그의 배역이나

그의 연기는

분명 오버의 소지가 있었고

전체적인 분위기에 별로

도움이 되어보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나는 이렇게 본다.

그의 배역은

이 시대의 모든 부조리에 대한 형상화였다고.

총을 겨누는 이성재 앞에서

무거운 침묵을 깨고 오도방정(?!)을 떠는 부소장은

분명 근엄한 척 하면서 뒤로 온갖 악행을 일삼는 권력자들을

조롱하는 연극적 장치였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