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노트 121

변화들

# 연초부터 올해엔 좋은 일이 많이 있을거라는 말을 많이 들었었다. 이동수, 횡재수, 문서운, 귀인운에 해외가는 얘기까지 남들이 듣고 싶어하는 말은 죄다 들은듯. 물론, 그냥 유튜브에서 재미로 본 타로 얘기라 그냥 재미있다고만 생각했었다. ## 몇 달이 지난 지금의 내 상황을 살펴보니, 3월에 개인적으로 원했던 인사이동이 있었고 해외연수대상자로 선정되어 곧 유럽에 갈 예정이고 자동차도 사고 팔았고 새로 옮겨온 부서에 근무중인 직원이 예쁘고 일도 잘하니 귀인을 만난 듯 하고 ... 진짜 이제부터 제대로 변화가 찾아온 것 같다. 원우회 회장과도 처음부터 원만하게 서로 돕고 있고 원생들과도 볼 때마다 서로 인사하면서 즐겁게 지내고 있다. 나와 같이 일하는 직원들도 다들 열심히 일하고 있고 나와 일하게되면서 실..

블루노트 2024.04.20

횡재수

월요일 오전에 인사팀으로부터 메일을 하나 받았다. 장기근속자 대상 해외연수 대상자를 선정한다는 내용과 예년과 다르게 장기근속자 아닌 자 중에서도 우수 근무자를 인사팀 자체기준으로 별도 선발하겠다는 것. 이번에 내가 대상이 될 것 같은데 선발되면 어찌해야 하나 고민이 됐고 기준이 달라진 것에 대해 살짝 불쾌한 마음도 들었다. 점심 식사 후 잠시 담배 한 대 피고 오니 인사팀장으로부터 전화가 왔었단다. 그래서 전화했더니 대상자로 선정되었다면서 참가 여부를 바로 답해달라더라. 오전에 메일보내고 오후에 통보하면서 바로 답을 달라는 법이 어딨냐고 하니 그렇게 됐다고 미안해하면서 법인에서 재촉이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15분 생각할 시간 달라고 하고 생각 중인데 P실장님이 찾아왔다가 얘기를 듣고는 서유럽 쪽은 비싼..

블루노트 2024.04.17

아들과 함께 걷는 대학로

학기 초, 이런저런 변화된 환경 속에서 아들넘이 힘들어하는게 보여 안쓰러웠다. 학원을 마치고 늦게 혼자서 저녁을 먹고 있는 녀석에게 주말에 아빠랑 대학로 갈까? 하니, 좋단다. 녀석에게 처음으로 연극이라는걸 보여주고 싶었다. 초딩 시절에 개그콘서트 형식의 연극을 본적은 있었지만 제대로된 연극은 본적이 없는지라 창의성이 넘치는 녀석에게는 좋은 자극이 될 것 같아서였다. 그렇게 시작된 아들과 둘 만의 대학로 나들이. 혜화역에 도착해서 곧장 미리 생각해두었던 라는 연극을 보러 갔다. 주제는 무겁지만 웃으면서 볼 수 있는 그런 블랙코메디가 좋을 것 같았다. 미리 예약없이 간거라 좋은 자리는 아니었지만 연극관람이 처음인 녀석에게는 오히려 더 편안하고 부담없이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했다. 자살이라는 무거운 주제였지..

블루노트 2024.03.17

새로운 변화, 미안함

2024.2.27. 결국은 변화였다. 내가 원한 것도, 상황도 그랬다. 3.1.자로 새로운 부서 이동 발령을 받으면서 가슴 한 켠을 짓누르던 속박과 스트레스로부터 일단 탈출하게 됐다. 하지만 새로운 변화는 또다른 걱정도 부르는 법. 일단 다행이라 여기며 새로운 곳에선 더이상 사람으로부터 스트레스 받지 않게 되기를 바래야지. 사실, 발령 나기 며칠 간 정말 이상한 일들이 많았다. 아랫 사람들이 연달아 사고를 치는, 정말 상상하지 못하는 사고들도 연이어 생기는, 정말 엄청난 일들이 발생하여 뒷수습하느라 정신줄 놓기 직전까지 갔었는데 다 이런 변화가 있으려고 그랬나 보다. 이동수가 있다더니, 그 말이 맞았네. 이동해야 살 수 있다고도 했으니 난, 살았다. 전보발령 소식을 듣고 상사인 L원장님이 급히 행정실로 ..

블루노트 2024.03.04

이별, 이동, 행복?

# 밤사이 눈이 많이 내렸던 날 졸업식이 있었다. 질퍽거리고 밀리는 출근길을 달려와 행사장에 모여있는 사람들. 사회를 보면서 이들이 달려온 2년간의 시간이 오늘과 닮았다는 생각을 했다. 하마터면 대본에도 없는 '오늘 이 눈처럼 당신들의 앞날의 인생이 아름다울 것 같다'는 말을 할 뻔. 그냥 말할 걸 그랬나....? ## 아랫층에서 지내는 K실장님이 커피 한잔 하라고 불러 내려갔더니 막 파티가 시작되고 있었다. 날 불렀던 당사자도 몰랐던, 그 분을 위한 파티. 일했던 친구들이 퇴직을 앞둔 K실장을 위한 파티에 우연히 내가 함께 하게된 자리. 날 남동생처럼 아낀다는 그 분의 평소 말들이 떠올라 눈물을 글썽이는 그 분의 어깨를 잡고 화이팅을 외쳐줬다. 여자들이 많으면 이런 아기자기한 분위기가 연출될 수 있는 ..

블루노트 2024.02.25

혼란의 시기

연초부터 안좋은 일들만 생긴다. 나름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내 노력이 부족한가 보다. 내가 직접 할 수 있는 일이고 그 일이 잘못되는거면 덜 억울하겠는데 사람을 부리는 일이라는게 내 마음대로 되는 것도 아닌 거라 참 .... 올 해 좋은 기운이 온다고 했는데 액땜이라도 하려는걸까...? 운의 흐름이 바뀌는 중에는 혼란스럽고 지치고 어지럽고 당황스러운 일들이 생기는 거라는데 정말 그래서였을까 ...? 변화가 절실하긴 해.. 아무리 남들이 뭐라해도 나란 사람은 홀로 빛나지 않아도 외롭지 않은 사람. 결국 빛날 수밖에 없고 원하지 않아도 주목받을 수밖에 없는 그런 사람. 그렇게 내 스스로 내 등을 떠밀면서 내키지 않아도 한 걸음씩 앞으로 내딛어야 내가 살 수 있을 것 같다.

블루노트 2024.02.20

그리운 할머니 그리고 ...

설날에 다녀간 큰집 사촌형이 전해준 시골집 근황이 며칠간 내내 마음에 걸렸었다. 시골집 동네 개발건으로 산소를 옮겨야할 수도 있다면서 관련 기사를 전해줬는데 이런 내용이었다. https://www.k-lifetv.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708 탄부면 사직리 주민들, 산허리 끊고 마을 두동강내는 산업단지 개발 반대 - K-LifeTV [K-LifeTV=주현주 기자]보은군이 일자리 확보를 통한 인구증가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역점사업으로 추진하는 보은제3일반산업단지 조성사업이 주민설명회에서부터 암초에 부딪쳤다.보은군 www.k-lifetv.co.kr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가려고 했는데 이번 설엔 사촌형님도 작은 숙부님도 성묘를 다녀오지 못했다는 얘기에 속상하기..

블루노트 2024.02.17

캣츠 holiday

아주 오래 전, 신입직원 시절, 부처 야유회에 참석하기 위해 출근했다가 검은 고양이를 만났었다. 지나가는 나를 보더니 야옹 야옹하면서 우는데 나를 부르는 소리처럼 들려서 쳐다보니 녀석의 앞에 작은 고양이 한 마리가 누워있는게 보였다. 본능적으로 녀석이 어미란 걸 알았고 새끼에게 무슨 일이 있다고 생각해서 어린 녀석에게 다가갔는데 눈을 감고 미동도 없이 누워만 있는 거였다. 가만히 녀석의 몸을 만져보니 이미 딱딱해져 있었고 전혀 어떤 움직임도 느낄 수 없었다. 그 찰나의 순간, 너무 놀랐고 당황스러웠다. 새끼를 살리고 싶은 어미 고양이의 간절한 눈빛 때문에 더 많은 생각들이 마음을 어지럽혔다. 곧 대절한 버스가 출발해야 했기에 발만 동동 구르다가 건물 관리실로 쫓아가 녀석을 한번 더 살펴보고 죽었으면 양지..

블루노트 2024.0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