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에서

환절기 밤낚시는 어떨까? (2024.11.2.~3., 마전낚시터)

길을 묻는 길냥이에게_the캣 2024. 11. 3. 21:41

낮밤의 일교차가 극명한 11월 초순, 

늘 독조라 외로움에 빠질 걱정과 쓸데없는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곳,

드디어 마전낚시터를 다시 찾았다.

낮에 부모님께 칼국수를 대접하고 오느라

저녁 6시가 넘어서 도착. 

경험상 요맘 때 날씨엔 낮낚시 위주란걸 알고 있지만

그리고 개인적 경험상 낱마리로 그친 경우가 많았었지만,

한번 도전해보고 싶었다.

내가 얼마나 낚시가 늘었는지 ...

게다가 새로 산 저부력 전자찌도 테스트해볼 기회.

 

도착하자마자 마주한 낚시터 풍경.

내가 포천을 자주 찾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런 오렌지 빛깔 석양 때문이었다.

 

서둘러 상류 천막좌대 쪽에 2.9칸 낚시대를 펴고 323시리즈 떡밥과 어분, 

갈새우+어분글루텐 조합으로 낚시 시작.

25분 만에 첫 수가 나왔는데

붕어 표정이 너무 재미있었다.

이어서 10분 만에 또 한 수.

이때까지만 해도 새로 산 찌는 나름 준수한 찌올림을 보여주었다.

 

이후 입질이 드문드문 이어졌지만

예상보단 선전 중.

 

난로없이 오리털바지만으로 버티며 집중했던 낚시.

잠들기 전 두자릿수는 채우고 싶었지만

차가워지는 기온만큼 붕어들도 깊은 물 속에서 몸을 사리고 ....

결국 9수로 밤낚시를 종료하고 세벽 3시에 차에서 몸을 녹였다.

 

6시 반에 기상.

서서히 피어오르는 물안개를 바라보며 

다시 전투의욕을 불태웠다.

 

네시간 동안 새로 떡밥을 개어가면서 집중했지만

결국 14마리로 마무리.

종료하면서 보니 대 한대의 줄이 초릿대에 엉켜있었다,

이래서 찌가 잘 안올라오거나 불쑥 튀어올랐었구나 ..

조과는 지난 8월 여름 밤낚시 때보단 다소 부족하지만

나름대로 노력했던 나를 칭찬해주고 싶은 정도는 되는듯..

 

 

[낚시후기]

누군가는 사람들과 어울리는 재미로 낚시를 다니고

누군가는 낚시 자체가 즐거워 낚시터를 찾는다.

누군가는 여럿이 어울리는게 좋아서 낚시를 하고

누군가는 혼자가 더 편해서 독조를 한다.

나는 여럿이 다니면 그만큼 이것저것 상대방에게 신경쓰는 편이라

혼자가 편하다.

누군가에게 묻지 않고 모든 것을 혼자서 해결해야 하다보니

낚시 실력도 제법 늘었다.

그래도 가끔은 마음 맞는 몇몇 사람들과 낚시를 가는 재미도 그립긴 하다.

며칠 전, 이천 사는 친구넘이 왜 요즘 낚시 안오냐고 전화가 왔었다.

나이가 들어가니 녀석도 사람이 그립긴 한가 보다.

혼자 빛나지 않아도 외롭지 않은 별처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