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캣생각

미친 도깨비같은 나라

길을 묻는 길냥이에게_the캣 2010. 11. 26. 23:46

경기 광주시에 있는 노동행정연수원에 다녀왔습니다.
3박4일로 진행된 전국 대학의 진로취업담당 직무교육 겸 내년 노동부 사업에 관한 설명회 자리였습니다.
교육보단 취업지원인증제와 2011년도 사업에 대한 관심이 컸었습니다.

마침 올해 시범사업으로 진행된 대학 취업지원인증 심사위원장이란 사람의 특강이 있었고
첫 시행 공문을 보고 따져보고 싶었던 것에 대해 의견을 말할 수 있었습니다.

"강의내용과는 다르지만 심사위원장이라 하시니

이번에 시범 실시된 인증제에 대해 말씀드리고 싶은게 있습니다.
우선 우리 대학은 제가 담당자였는데 일주일간 고심 끝에

평가 수검을 받지 않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우리 대학이 제시된 평가기준을 충분히 충족시키지 못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지만
평가지표가 특정 대학을 기준으로 작성되었다는 의구심이 들었기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관련 평가지표는 어떻게 작성이 된건가요?"

"아 그건 우리 연구위원들이 15개 우수대학을 선정하고 그 대학들의 현황을 연구, 조사해서 작성한 것입니다."

"그러셨군요. 그렇다면 그 우수하다는 기준이 무엇인가요?

이 자리에서 특정대학을 언급해서 죄송합니다만 혹시K대학도 포함되었습니까?

제가 보기엔 그 대학의 현황을 그대로 반영한 지표인듯 해서요."

"네 그렇습니다.

위원들이 각자 전국의 대학들의 현황을 살펴보고 그중 시스템이 잘 갖춰졌다고 생각되는

15개의 대학들을 대상으로 지표를 작성한 것입니다.

혹시 어느대학에서 오셨습니까?

그 대학교수님이 지표작성연구위원으로 참여하셨나요?"

(세상에.. 위원으로 참여한 대학 소속 교수가 없어서 이런 결과가 나왔다는 의미인가?)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이번 평가인증제에 대해 두가지의 문제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우선은 평가지표가 대단히 잘못되었다는 점입니다.

우수대학을 선정해서 연구했다는 점 자체가 자의적인 판단입니다.

취업지원 우수대학이라하면 결국 취업률도 우수해야한다고 보는데

그 대학보다 더 취업률이 좋은 대학들이 이 평가지표로 심사받으면 그대학보다 못한

대학이 되고 맙니다.

이건 결코 제대로된 평가지표라고 보기 어렵죠.
게다가 이 평가지표는 결국 대단히 불공정한 것입니다.

앞서 말한 특정대학의 경우엔 이미 만점을 획득하는 상황이 된다는 것 자체가 불공정합니다.

또한 그 대학은 교육역량강화사업비를 많이 받는 대학으로서

국고의 혜택을 받아 그런 시스템들을 모두갖추었지만

그렇지 못한 대학들 특히 지방대학들은 지금보다 몇배의 교비 투자와 인력 투입을 통해

그런 수준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죠.

결국 출발선 자체가 달라 공정한 경쟁이 될 수도 없고

그런 평가결과로 노동부 사업비를 배정한다면 대학간 부익부빈익빈이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또 한가지 중요한 오류는 이 인증제의 목적이 합당하지 않다는 겁니다.

노동부사업의 가장시급한과제는 청년실업 해소라고 볼 수 있는데

이 인증제는 그런 목적을 달성할 수가 없게되어 있습니다.

교과부의 교육역량강화사업과 성격이 같아져서 오히려 대학들의 구조조정 목적으로 사용될 것이고

그것은 결국 청년실업 대책과 직접 연계될 수 없는 사안입니다.

지방대학들과 자구노력중인 대학들을 죽이는 대신 지역별 특성에 맞도록 특성화를 유도하고
그 지역의 경제적 특성과 연계하여 취업률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사업비가 지원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미리 그런 의견을 제시해주셨으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여러분 아주 좋은 의견을 내주신 이 선생님께 박수라도 쳐주셔야 겠습니다. 박수~~~"

"............???"

대체 이건 뭥미?
저사람들이 언제 공청회라도 한번 했단 말인가?
구렁이 담넘어가듯 저렇게 은근슬쩍 넘어가는것이 노동부의 일처리 행태라더니 정말 그런가보네..

모든 교육과정을 마치고 피곤한 몸으로 학교로 돌아와 자리에 앉았는데도 계속 화가 났습니다.
기업은 실업률이 높은걸 학생들이 놀면서 눈만 높아서

그리고 대학이 제대로 실무교육을 시키지 않아서라고 말하고

노동부는 말도 안되는 엉터리 평가로 대학을 쪼고 쥐꼬리만한 사업비를 맡기면서

온갖 불필요한 잡무를 내려보내 교직원들을 지들 종처럼 부려먹고...

모든 대학이 직업학교로 전환이라도 해야된단 말인가?
모든 대학이 시키는대로 무조건 해야하는 정부의 산하기관도 아니고 ... 이건 완전히 지들은 책상에서 펜대 굴리며 실업률 대책이랍시고 만들어놓고 모든 짐을 대학에 떠넘기는 꼴 아닌가?

답답해.
화가나.
미친 도깨비 같은 나라같으니!!!

* 취업지원인증제

: 각 대학들의 취업지원부서를 평가하여 인증을 주고 노동부 사업비를 지원해주는 제도로 올해 처음 시범실시되었으며, 그 지표 안에는 각종 시스템적인 부분 뿐 아니라 취업전담교수제 등 인력에 대한 평가도 이루어짐. 2011년에 전면 시행될 가능성이 매우 높음. 각 대학들의 취업지원부서에 대한 투자와 지원을 유도한다는 점에선 매우 긍정적임.

뒤집으면 교과부 지원을 받지 못하는 열악한 환경의 대학들은 교비(학생 등록금)를 더욱 투자하여 국고지원을 많이 받는 대학들과 비슷한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노동부 사업비라도 지원받을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취업교육업체들의 배를 불리고 자칭 취업전문가와 노동부 관계자들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며 일부 지방대학의 교수, 직원들은 실직하고 그 대학 출신의 학생들은실업자의 고통에서 오랫동안 벗어날 수 없을 수도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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