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에서

연휴 마지막 이틀간의 낚시

길을 묻는 길냥이에게_the캣 2017. 10. 11. 01:05

 

 

 

 

연휴 막바지 이틀간 낚시터에서 독조를 즐겼다.

주말에는 하남 고골에서, 휴일에는 마전에서 ..

이틀 연속 차 안에서 잠을 자면서 낚시를 해보기는 첨이다.

그저 가을 붕어들의 힘찬 찌 올림을 보고 싶다는 생각 뿐이었다.

 

아쉽게도 조과 사진은 없다.

고골에서 향어1수와 붕어 1수를 낚긴 했는데

그냥 먹이를 입에 물고 가만히 있거나(향어)

지나가다 지느러미에 걸려나온 녀석(붕어)이었다.

 

마전에서 제대로 된 찌올림을 한번 보긴 했는데

헛챔질.

아무래도 지렁이 끝을 물고 비상한 듯했다.

마전의 붕어들은 낮부터 떼로 몰려다니며 물위에서 놀았고

대체로 바람을 따라 움직였다.

바람을 안고 낚시한 이들은 손맛을 제대로 봤다.

 

확실히 계절이 변하긴 변하는가보다.

붕어들의 습성이 달라졌고 입질도 받기가 쉽지 않을만큼 예민해져 있었다.

고단백을 섭취해야할 시기에 생미끼에도 전혀 반응을 안하는걸 보니

연휴기간 중 몰려든 손님들 때문에 녀석들이 잔뜩 스트레스를 받은 모양이다.

우연히 마지막날 아침에 만난 동호회 선배들의 얘기에 따르면

당고에만 입질이 왔다고 했다.

개체수가 많은데 이토록 예민하게 구는 걸 보니

연휴가 끝난 이번 주 중에 터질 것 같다는게 그분들과 나의 공통된 생각이었다.

 

비록 올해 두번째로 꽝조사가 되었지만 마음이 무겁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하남 고골에서의 지저분한 입질과 제대로된 관리를 못해 인상이 찌푸려질 정도로 불쾌했던 낚시터 환경 때문에 매우 언짢았던 마음이 마전낚시터의 수려한 풍광 덕분에 조금은 위로받았다고나 할까.

 

그나저나 이 많은 붕어들은 내겐 그림의 떡이겠구나 싶다.

긴 연휴를 보낸 터라 당분간 평일에 휴가내기는 어렵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