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 삼월.
봄이여, 어서 오라.
아침 저녁으로 꽤 추운듯 하여 오늘은 두꺼운 거위털 패딩을 입고 출근했는데
낮에 좀 덥다 싶더니 오후 4시가 되도록 햇살 기운이 퍼져나가
괜한 짓을 했나 싶어 살짝 후회.
옷이 평소보다 더 무겁게 느껴지던 하루였다.
그래도 새로운 세상에 나온 기분으로
즐겁게 튀는(?) 느낌을 즐겨보았다고나 할까.
새로운 부서로 발령받고 1주가 지난 시점.
업무는 꽤 막중한데 기분은 오히려 가벼운 이 느낌은 뭘까?
세번 연속 1년 단위로 부서를 옮기는 과정이지만
이번 인사만큼은 내가 원하던 것이라 그래서였을까?
지난 부서에서 많은 갈등 속에 내 주관과 주장이 어느때보다도 불꽃튀던 나날들의 연속이었다.
무엇보다도 원칙에 어긋나고 대의보다 본인 소속의 이익을 우선시하며
남에게 비난받는 것을 피하려는 모습들을 무기력하게 지켜봐야 하는 상황들 속에서
내 항의는 그저 돌아올 줄 모르는 메아리 같았다.
그런 상황들 속에서 두가지 옛 교훈들을 다시금 새겨볼 수 있었는데
가장 최악의 상사는 책임을 지지 않으려 하고 이기적인 사람이라는 것,
또 하나는 모든 문제는 시스템이 아닌 사람에게서 비롯된다는 사실이었다.
- 사람이 먼저다 X, 사람이 문제다 O
아무튼, 나는 어떻게든 이런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 뿐이었고
많은 생채기들을 안고서야 그 아수라같은 소우주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꽤 오랜 시간들을 일해와서인지 직에 크게 관심이 없고
오로지 누구와 일하게 되는가만이 내겐 제일 중요한 사안이 되었는데
다행스럽게도 지금의 구성원들은 매우 훌륭하다고 하겠다.
참 다행인게지.
어서 빨리 봄이 오고
나무에 꽃도 피고
목련꽃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최악을 벗어났으니
잠시만이라도 봄기운을 누려보는게 좋지 않을까?
'블루노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반려묘와 함께 사는 행복 (0) | 2021.05.12 |
---|---|
화재 (0) | 2021.04.23 |
성묘 다녀오다 (0) | 2020.09.27 |
Lovely Cats (0) | 2019.03.24 |
약간 좀 색다른 이야기 (2) | 2018.06.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