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예보에 천둥과 번개 , 소나기 예고.
낚시하기엔 이런 날보다 월요일 날씨가 더 적당했지만
야심차게(?) 붕어밥들을 싸들고 전투장으로 고고.
오전 10시 쯤 도착해보니 생각보다 오늘은 사람이 많았다.
마침 오전 활성도가 끝나지 않은듯, 붕어들이 잡아내는 사람들.
이런걸 보면 꾼들의 마음은 조급해지기 마련.
서둘러 붕어밥을 만들고
낚시 개시.
오늘은 집어를 제대로 해보자 했지만
역시나 급한 성질 참지 못하고 10여번 던지고 1시간 만에 바로 미끼를 투척.
입질이 까다롭긴 했지만 그래도 곧잘 붕어가 나와주었다.
그 사람이 오기까지는(?)
정신없이 찌만 바라보고 있을때
누군가 짐을 챙겨와 내 우측 옆에 자리잡는데
그 자체로 고수의 느낌을 물씬 주는 ...
악몽이었다.
내 옆에서 3.2칸 외대 하나로 연신 붕어들을 쓸어가는데
기껏 모아놓은 내 붕어들까지 다 그쪽으로 몰려간 것 같더라.
또 한 사람이 와서 이번엔 내 왼쪽 옆자리에 앉는데
내 좌측에 앉아있는 사람의 지인.
대 하나만 펴고 던지는데 하필 내 왼쪽 찌를 향해 ...ㅜ.ㅜ
결국 2시부터 5시까지 낚시대 엉킬까봐 쌍포낚시를 못하고 대 하나만 번갈아 가면서 낚시.
그 시간동안 조과는 1마리. ㅎ
우측 고수는 아마도 낚시까페 스텝 중 하나인듯하며
편대채비로 5시간 정도 40수하고 철수.
좌측 젊은 조사도 7시쯤 지인분과 함께 철수.
그때서야 컵라면으로 저녁을 때우면서 휴식을 취하고
8시 반부터 다시 밤낚시 돌입.
원래는 적당히 9시쯤 마치려 했는데
상황이 상황인지라 제대로 몸좀 풀고 가보자는 생각이었다.
굿이 마음에 안든 무당의 심정이었다고나 할까.
결국 와이프의 전화벨이 울리던 자정에서야 총 14마리로 낚시 여정 마무리.
<낚시 후기>
- 엄청 찌올림이 까다로웠고 헛챔질 다수 발생. 바람과 대류, 빗방울과 천둥 등 불안정한 기압의 날씨 변수에 기인한 듯.
- 요즘 향붕어 낚시는 오전이 피크타임.
- 낚시 고수를 통해 편대채비로 빠르게 챔질하는 걸 보고 있으니 낚시는 현장 상황에 맞게 채비, 떡밥 등 다양한 방법으로 대응하는게 중요하다는 걸 실감함. 앞으로 헛챔질이 있을 때 찌맞춤을 무겁게 해서 안정적으로 갈지 아니면 좀더 가볍게 해서 점찍는 찌올림에 바로 채야할지 고민해봐야 할듯. 떡밥 운용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됨. 하아.. 낚시 진짜 어렵다;;;
- 붕어와의 전투는 제대로 준비하고 현장 적응력이 있어야 하며 준비가 부족하고 마음만 앞서면 결국 부상만 입을 뿐 ㅜ.ㅜ
- 향붕어 낚시는 정말 어려운 것 같다. 아니, 솔직히 말해 경기용 낚시처럼 속전속결식으로 잡아내는 낚시라 마음에 들지 않는다. 게다가 폭풍집어라 해서 한 시간정도 죽어라 밑밥을 뿌려주는 것도 마음에 안들고 템포낚시라 해서 꾸준히 일정한 패턴으로 낚시대를 들었다 놨다 해야하는 것도 마음에 안든다. 경치를 즐기는 여유는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다. 그럼에도 수도권의 거의 모든 낚시터들이 잘 죽지 않는 향붕어로 전환 중이니 좋으나 싫으나 향붕어랑 놀아야 하니 죽을 맛이다. 느릿느릿 올라오는 찌맛이 많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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