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이 우수수~ 떨어질 때
가을의 기나긴 밤, 붕어들하고
옛이야기 들어라~
포천에 있는 마전낚시터를 찾았다.
블로그를 뒤져보니 마지막 방문이 2020년 5월.
참 오랫만의 방문.
한 때 불쾌했던 경험으로 인해 의도적으로 외면해왔지만
탁트인 시야와 적당한 규모에 평화로운 분위기의 마전낚시터가
계속 눈에 어른거렸다.
처음에 새말로 향했다가 차를 돌려 포천쪽으로 달리면서도 계속 몇번을
밤밭, 무네미, 새마을 낚시터 등으로 목적지를 변경했지만
결국 이 곳에 오고야 말았다.
도착하니 오후 2시가 조금 넘은 시간.
우수수 떨어지는 나뭇잎 사이로
멋진 풍경들이 펼쳐졌다.
오후 해를 등지고 앉는 잔교에는 사람들로 꽉 차서 앉을 곳도 없다.
결국 다른 조사님께 양해를 구하고 그 분 바로 옆 상류 개인천막 끝자리에 자리를 잡았다.
채비는 백작 주몽2 2.9칸 쌍포, 모노줄에 한쪽에 스위벨, 다른 한쪽은 편대로 준비하고
65cm 길이의 sunfc 백호 LED전자찌 장착.
집어제는 어분 베이스에 보리 대신 며칠 전 구입한 중국산 떡밥 하육산포를 배합한 후
미리 갈아온 새우살을 혼합한 고단백으로 준비했고
미끼용으로는 미리 숙성시킨 옥수수어분+옥수수글루텐조합과
토코7+뽕어분글루텐+포테이토를 1:1:1로 배합해서 사용.
오후 3시부터 저녁 때까지 만난 붕어들.
생각보다 잘나와서 놀랬고
생각보다 덩치들이 커서 더 놀랬다.
노을에 노란 나뭇잎들이 떨어지는 길을 지나 저녁먹으러 가는 길.
이 곳 식당의 별미인 제육을 먹고 싶었지만
낚시할 시간이 아까워 저녁을 라면 한 그릇으로 떼우고 얼른 낚시 자리로 돌아왔다.
밤이 깊어가고 ...
달빛은 밤에 뜬 태양처럼 밝았다.
달빛은 사람 마음 뿐만 아니라
붕어들도 홀린 것 같았다.
깊이 숨어있던 4짜급들이 육중한 자태를 드러냈다.
자정이 되자 너무 추워서 결국 차에서 잠을 청했다.
새벽 6시, 따뜻한 커피 한잔으로 덜 깬 잠을 쫓으며
난로를 꺼냈고, 핫팩을 허리와 배에 붙였다.
해뜨는 방향에서부터 물안개가 스물스물 피어나 죽은 자들의 그림자처럼 내 옆을 스쳐갔다.
옅은 물안개 속에서 아침 붕어들과 굿모닝 조우를 하고
오전 10시에 약 30수로 낚시 마무리.(좌로부터 첫번째, 네번째, 다섯번째가 사짜)
예전보다 훨씬 친절해진 사장님과 함께 계측을 하고
4짜 이벤트로 수제찌 두개를 받고 기념촬영을 했다.
[낚시후기]
# 마전낚시터가 확실히 변했다.
시설도 개선됐고 방류랑도 많았으며 특히 덩어리들이 많았다.
주인장도 많이 친절해져서 예전과 달리 먼저 인사도 하시고 ...
## 뽕어분글루텐과 옥수수글루텐은 확실히 대물을 불러오는 것 같다.
덕분에 4짜를 세마리 잡았고 나머지들도 대부분 허리급 이상으로
찐한 손맛을 볼 수 있었다.
### 밤에 2.9칸 줄이 끊어져나가 채비를 다시 해야 했는데
아침에도 쌍권총 들다가 도저히 감당이 안되어 결국 또 줄이 끊어져나가서
한 대를 '가을'이라는 이름의 2.5칸 연질대로 교체.
짧은 연질대로 이런 대물들을 걸어내다보니 긴장감이 두배 상승하는 즐거운 경험도 했다.
(마전에서 쌍권총드는건 웬만하면 비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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