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에서

낚시와 인생 (2024. 6. 28., 포천 새마을낚시터)

길을 묻는 길냥이에게_the캣 2024. 6. 29. 02:40

아침 일찍 병원에 도착해서 피 검사를 받고

예약된 시간에 맞춰 의사 면담을 했다.

내가 약을 제 때 제대로 먹지 않아서 경과를 살피는게 의미가 없다며

대신 20일치 약만 처방해주고 한 달 후에 다시 보잔다.

 

남은 하루 반나절 시간을 낚시하는 걸로 대신하기로 하고 혼자 길을 나섰다.

익숙한 것에서 벗어나 새로운 곳을 탐색하기로 마음을 먹고

포천 새마을낚시터란 곳으로 차를 몰았다.

 

아담한 평지에 고즈넉한 풍경.

포천이 낚시의 메카 중 하나라 늘 붐비는 곳으로만 알았는데

금요일 오후 치곤 생각보다 사람이 적었다.

 

관리소 쪽 잔교 초입에 자리잡고 비제이백작 주몽2 2.9칸 쌍포를 폈다. 

붕어밥(폭풍집어제, 갈새우+어분글루텐)을 개고 자리 세팅 마친 후

다섯번 정도 밑밥 주고 나니 오후 세시가 다된 시간.

 

장마 직전이라 저기온에 날까지 덥다 보니 고기들이 죄다 떠있어서

오후 낚시는 흉작이었다.

라면으로 이른 저녁을 먹고 밤낚시를 준비했다.

 

저녁이 되니 헛챔질의 연속.

물 속에서 변화가 시작된 것 같다.

덕분에 낚시대 한 대의 줄이 엉켜 새로 채비했는데

챔질하다가 끊어지기까지...

결국 저녁 8시까지 말아먹고

쌍포 중 줄이 끊어진 한 대를 2.8칸 대로 교체한 후에야 제대로 낚시할 수 있었다.

 

자정까지 얼굴 본 붕어들,

밤이 되니 2.9칸 한 대의 찌가 연신 몸통까지 올라와서

제대로 찌 맛, 손 맛을 봐버렸다(?!)

미끼는 아쿠아텍1+아쿠아블루1을 섞은 후에 약간의 어분글루텐으로 코팅해서 사용.

 

 

8시간 동안 15수로 마무리.

이곳은 최근 잡이터에서 즐김터로 변신하고 입어료를 3만원만 받는지라

기념촬영하고 바로 방생했다.

 

 

 

[낚시후기]

사실, 오늘 사람들의 승진  소식을 들었는데

상황이 좀 안타깝다는 생각이 더 많았다.

하긴, 1등이 무조건 끝까지 1등이어야 한다는 법은 없고

세상사에는 정답 또한 없다지 않던가?

누군가의 말처럼 혼란한 상황에선 누구에게나 기회가 주어지는 법.

그렇게 주변 상황들을 곱씹으며 낚시한  자리를 정리하다가

문득, 앞으로의 내 삶에 대한 답을 찾고야 말았다.

오늘처럼 그저 내가 사는 현재에 집중하고

그 집중을 통해 만족감을 느낄 수 있으면 그게 바로

행복이 아닐까?

어쩔 수 없이 책임을 다하느라 건강을 더 망치기 보다는

좋은 사람들과 새로운 귀한 인연들을 소중히 여기고 함께 하는 것,

내게는 그것이 가장 필요하고 가치있는 일인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