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 16

겨울 물낚시 (2024. 12. 9., 쌍방죽낚시터)

출근했다가 반차를 내고 낚시를 다녀왔다.주말에 입시면접으로 하루 종일 일하느라 피곤이 쌓이기도 했고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겨울에 과연 낚시가 될까 궁금하기도 했고...그렇게 일상을 탈출하여 도착한 곳은포천에 있는 쌍방죽낚시터. 올 해 초 봄에 오고 두번 째 온듯.월요일 오후라 매우 한산한 풍경.고민 끝에 잔교에 홀로 앉아 2.8칸 쌍포를 펴고313 배합에 새우가루 코팅한 집어제와갈새우+어분글루텐 조합의 미끼를 준비한 후 65cm 찌를 맞추고 떡밥 몇번 던지고 나니 벌써 오후 4시.반. 햇빛이 있다고는 하지만 꽤 쌀쌀한 바람 탓에낚시는 잘 안됐다.게다가 군데군데 살얼음까지 껴있다보니찌를 건들지도 않는다. 차가운 바람 한 가운데 앉아서 일렁이는 수면을 바라보다보니어느새 해가 저물면서 그림같은 풍경을 선물해주..

물가에서 2024.12.09

Why? How?

내게 일을 잘하고 싶다고 말하는 후배가 있으면일을 할 때는 How 보다 Why를 먼저 생각하라고 조언한다..내 경험상, 왜 라는 질문은 일을 잘하기 위한 핵심이었기 때문이다.왜 이 일을 해야하는지, 왜 이렇게 했는지를 알고 하는 것과모르고 하는 것의 차이는특히 일이 예상과 다르게 잘못되었을 때제대로 대처할 수 있느냐 없느냐를 결정짓는다.그래서 먼저 맡은 일에 대해 전에 왜 이렇게 했는지를 묻는 후배가 있으면내게는 그 녀석이 최고의 인재다.맡은 일을 좋아하지도 않고 제대로 하지도 못하는 사람은절대 왜 라는 질문을 하지 않는다. 살아가는 일은 좀 다른 것 같다.일의 시작과 달리삶이라는건 애초에 이유가 없기 때문인 것 같다.누가 왜 사냐고 물으면 그냥 웃는다는 시인의 말도 생각난다.난 그 정도로 달관한 사람은..

더캣생각 2024.12.09

나는 반딧불

중식이  황가람 몇달 전에 중식이의 노래로 처음 알게된 곡.그 땐 날 것의 느낌이랄까, 오랜 후배의 투박한듯 진솔한 이야기를 듣는 것 같아서 좋았었다. 최근에는 황가람이라는 가수가 부르는걸 들었는데우연히 잘 모르는 청년의 마음 속 이야기를 듣게된 기분이었다고나 할까.가사의 진실성을 유지한 채각자의 이야기를 솔직 담담하게 풀어내는게 참 신기했다. 좋은 가수라는게,이런 사람들인 것 같다.같은 노래를 다른 감성으로 불러도노랫말이 주는 감동은 다르지가 않다.  최근에 돈을 주고 사주팔자를 따로 봤었다.새벽 3시에 잠이 깨서 답답한 마음에 의뢰했던 거였다.중학생 시절, 정다운 스님이 쓴 인생십이진법이란 책을 독학하며스스로 봤던 내 사주와 특별히 다를 바는 없었지만그래도 약간의 마음의 여유는 얻은 것 같았다.어쩌면..

음악이야기 2024.12.08

[추천POP] Gang of youth - Achilles come down

오후 출근을 앞두고 우연히 이 곡을 다시 들었는데 2년 전 처음 들었던 그때처럼매우 인상적으로 다가왔다.요즘의 내 생각, 내 현실들과 많이 닮아서 그랬던 것 같다.  그리스 로마 신화 속 바다의 여신과 인간 사이에 태어난 아킬레우스가  불멸과 죽음의 가능성 이라는 현실 사이에서 고민하는 모습에 인상받아 만들었다고 하며,이 곡의 주제 또한 세상에 굴복해서 그냥 끝내야 하는지 아니면 세상의 부조리를 받아들이고 계속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담고 있다고 한다. (참고: 네이버블로그 https://blog.naver.com/chiefo_n/222832297041)

음악이야기 2024.12.05

12월을 맞이하며

마지막 남은 2024년의 한 달.언제나처럼 이별이란 넘은 늘 소리없이 곁에 와 있다. 생각해보면 나의 2024년은전반전은 조금 혼란스러웠고 후반전은 안정된 날들이었던 것 같다.그래도 매력적이고 아름다운 동료들과나쁘지 않은 시간들을 보냈던 것 같다. 사주를 봤다.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라는 화두를 던졌더니아주 긴 답변을 보내왔다.이미 알고 있는 나에 관한 내용들이었지만그래도 정성이 느껴지긴 했다.재미있는 건말년이 좋다는 것과 외국 관련된 일에 있어 아주 좋다는 겻.어쩌다 본 유튜브 타로에서도 여러번 이런 내용들이 나오는데신기하긴 했다. 연말에 두 개의 모임이 있는데참석할지 말지 여전히 망설이고 있다.이런 저런 불필요한 이벤트에 에너지를 소모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여전히 있기에좀 더 고민해봐야 겠다. 남은 올..

블루노트 2024.12.03

11월의 마지막 주말 (2024.11.29. 새마을낚시터)

11월의 마지막.유난히 빨리 온 첫 눈 때문인가...유독 추웠던,  2024년의 마지막 가을에또다시 물가를 찾았다.편안하다.썰렁한 잔교에 앉아 있으니누구 하나 신경쓸 일도 없고 ..오늘은 새로 장만한 독존 3.0칸 낚시대를 처음으로 펴봤다. 북동풍이 점점 심술궂게 불고급격히 흐려진 하늘 탓에 찌불도 빠르게 밝혀봤다. 포천권 낚시터가 유독 편안한 이유 중 하나는저 오렌지빛깔 석양 때문이라는 사람들이 많다.나 또한 그러하다. 완전히 어둠이 내리고검은 수면 아래 유독 빛나는 두 개의 빛. 몇 가지 생각들 속에서오후 3시부터 밤 9시까지 꿀맛같은 휴식을 보내고 왔다.

물가에서 2024.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