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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내가 듣는 노래2

Mahalia - Karma 요즘 나는, 사치스러운 여유를 누리면서 지내는 중. 화가 나도 표정없이, 마음이 급해져도 천천히 걷고 남들 호들갑에도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는 이 호사스러운 여유. 과연 이렇게 지내도 되나 싶을 정도로 근무 중에도 틈틈이 활짝 핀 벚꽃길을 따라 생각없이 걸으면서 뜻밖의 횡재(?!)에 적응해가는 중. 그 사이 여동생은 폐쇄병동에 다시 입원했다가 어제서야 퇴원. 어머니의 독선과 고집스러움에 화를 냈었고 가족들 걱정이 끊이지 않는 내 삶에 대한 회의감도 생겼었는데 이젠, 괜찮아졌다. 누구보다도 고통스러웠을 여동생이 큰 사고(?!)를 치는 대신에 스스로 병원을 찾는다는 것 자체가 미안하고 감사해야할 일이었기 때문. 그 사이 차도 바꿨다. 3년간 정들었던 포드차를 당근으로 팔고 여러가지..

음악이야기 2024.04.05

은퇴형 인간관계

(추천동영상) 은퇴 후 경조사에 가면 안되는 이유 https://youtu.be/p_8Tm6Jdt_U?si=1X3_43eSJxKsT5KX # 옛날부터 잘 알건 모르건 조금씩 부조금을 보태주던 품앗이 조직문화가 한번에 무너져버렸다는걸 깨달았다. 그래서 내가 총대를 맸다. 만나는 사람들한테마다 이렇게 말하고 다녔다. 모르는 선배라고 부조할 수 없다는 넘들이 청첩장들고 모르는 선후배들 찾아다니는건 대체 뭔 수작이냐고. 일부러 더 소문나라고 떠들고 다녔다. 그리고 나부터 모르는 후배들은 모른척 하기로 작정하고 실천했다. 그랬더니 일부 후배들은 달라졌단 소리도 들려왔지만 여전히 동료관계는 쌀쌀맞게만 느껴진다. 어떻게보면 집에서 가족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게 회사이고 동료인데 이런 식의 이기적 발상으로 살아가는..

아들과 함께 걷는 대학로

학기 초, 이런저런 변화된 환경 속에서 아들넘이 힘들어하는게 보여 안쓰러웠다. 학원을 마치고 늦게 혼자서 저녁을 먹고 있는 녀석에게 주말에 아빠랑 대학로 갈까? 하니, 좋단다. 녀석에게 처음으로 연극이라는걸 보여주고 싶었다. 초딩 시절에 개그콘서트 형식의 연극을 본적은 있었지만 제대로된 연극은 본적이 없는지라 창의성이 넘치는 녀석에게는 좋은 자극이 될 것 같아서였다. 그렇게 시작된 아들과 둘 만의 대학로 나들이. 혜화역에 도착해서 곧장 미리 생각해두었던 라는 연극을 보러 갔다. 주제는 무겁지만 웃으면서 볼 수 있는 그런 블랙코메디가 좋을 것 같았다. 미리 예약없이 간거라 좋은 자리는 아니었지만 연극관람이 처음인 녀석에게는 오히려 더 편안하고 부담없이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했다. 자살이라는 무거운 주제였지..

블루노트 2024.03.17

2024년 봄, 낚시 시작 (2024.3.3., 배양리낚시터)

자다 중간에 깼다가 다시 잠들었다가 일어났는데 마음이 뒤숭숭. 참 요상한 꿈을 꾸었는데 마음이 불편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느낌이 썩 깔끔하지 않아서 .. 그렇게 오전 시간을 뒹굴뒹굴, 대충대충 보내다가 햇빛샤워나 하자며 도착한 배양리낚시터. 생각보다 사람들이 많지는 않았다. 내가 도착한 오후 시간에 전체적으로 조황도 몰황이었는데 원인은 바로 똥바람. 햇빛을 정면으로 마주하며 버티고 있지만 차갑고 이러지리 미친듯 헤매는 매서운 바람 탓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옷깃만 자꾸 여미게되는 상황의 연속. 그러던 중에 갑작스러운 여동생의 전화를 받았다. - 오빠, 나 독립하고 싶어. - 안돼. 그렇게 나가살다 너 아프면 엄마, 아빠가 대처도 못하는데 어쩌려구 그래. - 오빠, 이번엔 나 믿어주라. 근처에 방 얻어서..

물가에서 2024.03.04

새로운 변화, 미안함

2024.2.27. 결국은 변화였다. 내가 원한 것도, 상황도 그랬다. 3.1.자로 새로운 부서 이동 발령을 받으면서 가슴 한 켠을 짓누르던 속박과 스트레스로부터 일단 탈출하게 됐다. 하지만 새로운 변화는 또다른 걱정도 부르는 법. 일단 다행이라 여기며  새로운 곳에선 더이상 사람으로부터 스트레스 받지 않게 되기를 바래야지. 사실, 발령 나기 며칠 간 정말 이상한 일들이 많았다. 아랫 사람들이 연달아 사고를 치는,   정말 상상하지 못하는 사고들도 연이어 생기는, 정말 엄청난 일들이 발생하여 뒷수습하느라 정신줄 놓기 직전까지 갔었는데 다 이런 변화가 있으려고 그랬나 보다. 이동수가 있다더니, 그 말이 맞았네. 이동해야 살 수 있다고도 했으니 난, 살았다. 전보발령 소식을 듣고 상사인 L원장님이 급히 행정..

블루노트 2024.03.04

아디오스, 새말 (2024.2.26.)

개강이 시작되는 한 주라 월요일은 휴무. 오전 10시에 예약되어 있던 진료를 받으러 갔는데 의사한테 한 소리 들었다. 왜 의사 말 안듣느냐고, 낫기 싫으냐고. 좀 당황스러웠다. 이 나이 되어서까지 누구한테 혼나면서 사는게 ... 진료를 마친 후에는 아내와 병원 근처 마트에서 간단히 쇼핑을 했고 집에 돌아와선 아이들과 점심을 먹고 근처 낚시터로 가서 짬낚시. 1시 좀 넘어 도착해보니 관리소 앞은 이미 동호회 회원들로 만석. 하는 수 없이 그들을 피해 관리소 우측으로 자리를 잡고 입어료를 내러 갔는데 난 동호회 소속이 아니라고 2만원을 내란다. 지난 번엔 만원 냈는데 ...쩝. 오징어어분으로 코팅한 붕어 꼬시기용 밥이랑 그리고 뽕어분글루텐을 섞은 미끼를 준비해서 첫 캐스팅을 하고 시계를 보니 2시 반. 해질..

물가에서 2024.02.26

이별, 이동, 행복?

# 밤사이 눈이 많이 내렸던 날 졸업식이 있었다. 질퍽거리고 밀리는 출근길을 달려와 행사장에 모여있는 사람들. 사회를 보면서 이들이 달려온 2년간의 시간이 오늘과 닮았다는 생각을 했다. 하마터면 대본에도 없는 '오늘 이 눈처럼 당신들의 앞날의 인생이 아름다울 것 같다'는 말을 할 뻔. 그냥 말할 걸 그랬나....? ## 아랫층에서 지내는 K실장님이 커피 한잔 하라고 불러 내려갔더니 막 파티가 시작되고 있었다. 날 불렀던 당사자도 몰랐던, 그 분을 위한 파티. 일했던 친구들이 퇴직을 앞둔 K실장을 위한 파티에 우연히 내가 함께 하게된 자리. 날 남동생처럼 아낀다는 그 분의 평소 말들이 떠올라 눈물을 글썽이는 그 분의 어깨를 잡고 화이팅을 외쳐줬다. 여자들이 많으면 이런 아기자기한 분위기가 연출될 수 있는 ..

블루노트 2024.0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