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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양리손맛터 (2023.12.24.)

눈이 올거라는 소식이 있어 눈맞으며 낚시하면 멋있겠다 싶었지만 밤새 눈이 다 내려버렸네. 지난 번 쓰다 남은 떡밥 버리기 아까운데 어떡하지? 겨울이라 운영하는 낚시터도 별로 없고... 그래서 창포연못낚시터를 갔는데 하얗게 눈으로 덮인 연못 상태. 다행히 옆 배양리손맛터는 따뜻한 물로 녹여놓아서 낚시 가능. 사람들이 좀 있긴 한데, 고기잡는 사람은 없다. 주인장 말로는 고기들이 미쳤단다. 며칠 동안 계속 안나온다고 .. 그래도 왔으니 물멍이라도 하고 가야지 하고 사람들을 피해 홀로 앉았다. 시원하다. 답답한 게 좀 가시는듯. 밑밥도 주고 먼 산도 보고 지나가는 기차도 보고 ... 그렇게 두 시간 정도 물멍하다 왔다. 산타붕어는 끝내 오지 않았다. [낚시후기] 지나가는 기차소리는 소리로 들을 수 있는 시간...

물가에서 2023.12.24

노란 하늘

2023.12.21. 여동생의 안부를 묻는 미국 사는 이종누이의 갑작스런 보이스톡 통화. - OO가 톡으로 갑자기 미국 가도 되냐고 묻길래 와도 된다고 하고 전화를 하니 받지 않더라. 무슨 일 있니?? 느낌이 안좋아 서둘러 통화를 끊고 아내에게 전화를 넣어보라고 했더니 밤 열시면 주무실텐데 내일 하자고 해서 나도 모르게 소리를 버럭 지르고 말았다. -전화 좀 해보라면 하지 왜 자꾸 토를 달어? 걸어보라면 좀 바로바로 걸어봐!! 여동생과 전화 통화가 되지 않아 바로 어머니와 통화를 했는데 잠시 바람 쐬러 나갔다는 말. 아니, 이 추운 밤에 애가 어딜 나가냐고, 별일 없는 거냐고 다그치듯 물었더니 그제서야 애가 요즘 좀 안좋다고, 오늘 원래 진료받는 날 아닌데 낮에 여동생 데리고 병원에 다녀왔다면서 의사가 ..

침묵의 세계

침묵이 존재하는 곳에서 인간은 침묵에 의해 관찰당한다. 인간이 침묵을 관찰한다기보다는 침묵이 인간을 관찰한다. 인간은 침묵을 시험하지 않지만 침묵은 인간을 시험한다. 30년 만에 꺼내본 막스 피카르트의 [침묵의 세계] 첫 장에 나오는 글. 인간들이 스스로 침묵을 견뎌내지 못하고 말을 꺼내기 시작하면서 주변에서 많은 일들이 벌어지고 소란스러워지고 고요해졌다가 슬프고 아름다웠다가 고통스러운 순간들을 겪게 된다는 사실을 이해한다면 침묵이 인간이 관찰하고 시험한다는 표현은 참으로 적절하다. 말이 그치는 곳에서 침묵은 시작된다. 그러나 침묵은 말이 그치기 때문에 시작되는 것은 아니다. 그때 비로소 분명해진다는 것 뿐이다. 가끔씩 내 인생이 참 고단하고 외롭다는 생각을 하게 된건 내가 수다스러운 어른이 되면서부터였..

블루노트 2023.12.12

근황

# 건강검진을 받으러 30분거리 옆동네를 다녀왔다. 30분 전에 도착할 수 있게 출발했지만 결국, 검진을 받지는 않았다. 병원 근처에 30분 전에 도착했지만 병원 입구까지 가는 좁다란 도로 위에서 나머지 30분을 다 써버렸고 겨우 도착한 병원 주차장에서도 빈자리를 찾을 수 없어서... 사실은 화가 많이 났었다. 월요일에, 게다가 비까지 오는 날이라는건 알겠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가 이 난장판을 안내했어야 했다는게 내 생각. 하지만 교통 경찰, 시 공무원, 병원 관계자 그 누구도 보이지 않았고 도로 위 운전자들만 이 난장판을 감당해내야 했던 그 30분이 결국 내 인내심을 박살내 버린 것이었다. 게다가 주차 빈자리까지 확인하는 시스템 하나 없이 끊임없이 차들을 주차장으로 밀어넣는 병원의 안내도 너무 어..

블루노트 2023.12.11

2023 개인 납회 이야기 (2023.12.3./새말, 마전, 밤밭)

무릇 끝이 좋아야 한다. 들쭉날쭉한 기온에, 내 낚시라이프 마무리가 삐끗한 찜찜함을 떨쳐내고자 아침부터 짐을 챙겨 나섰다. 먼저 집에서 제일 가까운 새말낚시터를 찾았다. 얼었다 ㅡㅡ;;; 지난 번 보았던 새끼고양이들 챙겨주려고 가져간 캔 사료 2개를 듬뿍 담아주고 포천으로 ... 20여분을 달려 밤밭낚시터에 도착. 다행히 물은 얼지 않았지만 근처 마전에도 들러보기로 했다. 헐, 여기도 얼었다. 상류 일부 해빙구간에 3명의 조사님이 계셨지만 전혀 입질도 없다고 하고 ... 오늘이 마전낚시터 올해 마지막 영업이라기에 식당에서 라면 하나 먹으면서 얼음이 녹기를 기다려 보았지만 내 낚시할 만한 자리가 여전히 확보되지 않아서 다시 턴. 결국 밤밭낚시터로 다시와서 잔교에 자리 잡았다. 햇빛을 마주보고 하는 낚시. ..

물가에서 2023.12.04

겨울 짬낚 (2023. 11. 26., 새말낚시터)

과연 낚시가 잘 될까 싶어 궁금해서 짬낚시 겸 집근처 새말낚시터를 찾았다. 기온을 감안하여 오리털바지에 두툼한 패딩에 방한부츠까지 단디 차려입고 나섰다. 낚시터에는 의외로 사람들이 많았다. 동호회 사람들 모임이 있었던듯. 오후 2시 반. 관리소 오른 편 모서리쪽에 앉아 2.9칸 쌍포를 폈다. 보리가 들어간 집어제에 토코9+소프트글루텐을 미끼로 하고 갈아놓은 새우살에 집어제를 보쌈하는 전략. 그런데 짬낚 치고는 붕어밥을 너무 많이 준비해왔다 에구. 첫 수는 늘 그렇듯 30분 만에~ 처음에 잡혀나와 어리둥절한 붕어씨 ~ 하늘이 참 곱다~ 노을도 참 예뻐라 ~ 해가 완전히 졌는데도 입질이 없어 한 대를 2.5칸 짧은 대와 저부력 전자찌로 교체. 그렇게 짧은 대로 잡혀 나온게 새삼 억울했던 두 번째 붕어~ 해질..

물가에서 2023.1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