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캣생각

부부

길을 묻는 길냥이에게_the캣 2005. 9. 30. 01:34

어제는 아내의 등쌀에 무작정 끌려나갔습니다.
처형집에 들러 잠시 얼굴보고 아이들과 함께 파파이스가서 치킨을 주문해서 먹었습니다.
처형네 아이들을 보내고나서 쇼핑센터에 잠시 들렀습니다.

쇼핑센터 2층에 메이커의류 상설할인 매장이 있었습니다.
처음엔 거기서 내 옷을 좀 살까 했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널려있는 예쁜 여자옷들을 보고 아내에게 옷을 선물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생각외로 예쁜 옷들이 많았고 처녀들이 입기에 더 적당해보이는 옷들도 많았습니다.

나시티 두장, 예쁜 치마 한장, 최신상품중에서 아내가 좋아하는 검정색에 쌈박한 디자인이 더해진 중소매티 한장, 여성스러운 분홍색 일자바지 한장, 깔끔한 니트티 한장 이렇게 골라서 아내에게 내밀었습니다.
깜짝 놀라는 아내의 얼굴 ^^;;

요즘 아내는 저한테 불만이 많았습니다.
하루는 울면서 자기도 나한테 여자이고 싶답니다 ㅡㅡ;;
그동안 컴앞에서 몇시간씩 꿈쩍않는 남편의 무심함에 대한 절박한 항의였습니다 ㅡㅡ;;;
그래서 조금은 제가 마음을 돌려 아내에게 당분간만이라도 멋진 남편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ㅡㅡ;;;

아내에게 처음엔 사이닝보너스(?!)로 10만원을 내밀었습니다.
좋아합디다 ㅡㅡ;;
이럴땐 정말 아내가 아줌마같습니다 ㅡㅡ;;
2탄은 옷이었던 겁니다.
안마 서비스가 아침까지 이어졌습니다 ^^;;;

여자는 역시 여자다움이 최고입니다.
유치한줄은 알지만
이렇게 옷선물에 좋아서 하루종일 입가에 미소가 끊이지 않는 아내를
사랑합니다.

아이에게 시달리고 그 피로함을 남편을 통해 해소하려는 아내..
그걸 또 못견뎌하던 남편..
그것이 실은 우리부부의 실상이었습니다.

그래도 서로가 살만한 이유는,
가끔씩 저는 아내에게 선물을 하고 아내는 또 그것을 기꺼이기쁜 마음으로 받아주기 때문일 것입니다.

2003.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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