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노트

어느 일요일 아침

길을 묻는 길냥이에게_the캣 2023. 3. 26. 11:12

아주 오래된 영화가 생각났다.
<완장>이라는 영화인데
보잘 것 없는 마을 청년 하나에게 '이장'같은 일종의 직책을 부여해주니
그 청년이 너무 으쓱해서 어깨 힘주고 다니면서 좌충우돌하는 그런 스토리..
일요일 오전 8시에
업무지시 관련 톡이 온 걸 보고 그 영화가 생각났다.

살다보면 누구나 한번쯤
남에게 지시하는 위치에 있을 수 있다.
초보이다보면 이런저런 실수도 있기 마련.
대부분의 실수가 그냥 웃으며 넘어가 줄 수도 있겠지만
가끔 경우를 벗어나 한참 선을 넘는 경우도 있다.
서로 동등한 경우라면 그대로 받아치면 되는데
상하관계일 때엔 늘 고민이 된다.

그런 상사들을 겪으면서 나는 저러지 말아야지 하며 정립한 
내 나름의 리더십은
이런 순간마다 처참하게 무너진다.
때로는 조용히 조언도 하고 
때로는 항변도 해보지만
변하지 않는 사람들 때문에
무엇보다 자기 잘못보다 남을 지적하는 것에 더 진심인
그런 못된 리더십을 볼 때
필연적으로 찾아오는 직장인의 비애감.

평생의 내 연봉보다 몇배의 이익을 안겨줬음에도
끊임없이 더 열심히 일하기를 강요받으며
성과와는 무관한 성격이나 행동 따위로 평가받는 사회생활,
이젠 나도 지쳐가는 듯.

최고의 복수는 성공이라지만
이 안에서는 다 부질없어 보인다.

 

 

 

상담을 오신 분들이 이런 질문을 하실 때가 있어요.
"번아웃이 오면 제일 먼저 뭘 해야 하나요?"
그러면 제가 묻지요.
"너무 뭘 많이 하셔서 번아웃이 온 건데 또 뭘 하시게요?"

번아웃이 왔을 때 제일 먼저 해야하는 것 (SBS 기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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