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격증을 받고 잠시 뭘 더 배워볼까 하다가 타로공부를 계속하기로 했다.
여러 사람들의 타로리딩을 보다보니 카드 각각에 대한 이해가 더 필요하다고 느껴서
연초에 교보문고에 방문해서 직접 골랐다.
본문 황제카드에 관한 부분을 읽다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왜 모든 부모들에게 첫째가 특별할까?
황제카드의 부정적 키워드 중 하나인 ‘강압적인’ 이라는 단어를 보고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내게는 두 아이가 있다. 첫째 딸과 늦둥이 둘째 아들넘.
참 보석같은 아이들 ...
특히 첫째인 딸아이에게는 정말 많은 애정을 쏟았던 것 같다.
그럼에도 내게는 첫째와의 관계가 늘 어렵다.
남자와 여자인 것을 떠나서, 띠별 상극인 것을 떠나서
왜 이렇게 되었을까, 잘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불현듯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첫째에게 나는, 우리 부부는
초보였다.
결혼이 처음이고 부모가 처음이다 보니
젊었던 날의 열정 만큼 부딪치는 경우도 많았던 것 같다.
그래서 큰 아이 자랄 때 서로 다투는 경우가 자주 있었다.
어린 자식에게 부모가 다투고 싸우는 모습이 어떤 영향을 주었을지는
너무나 명확했다.
그 상처는 나무에 난 생채기 이상으로 깊고 쉽게 지워지지 않을 것이라는 것도 ...
나는 내 아이가 왜 나에게 이렇게 부정적인지를 묻기에 앞서
미안하다는 말부터 해야 했다.
아빠가 처음이어서 실수했다, 초보 아빠였으니까 이제 그만 용서해줄래? 라고
먼저 사과를 했어야 했다.
그러고 보면, 내 부모님도 형제들 중에서
유독 내게 신경을 많이 써주신다.
어렸을 적엔 그렇게 말썽피우고 속썩이던 자식이었는데
그래도 제일 똑똑해서 대학도 가고 석사도 하고 그래서
장남인 내가 자랑스러우셨을 거다.
처음엔 그게 다였다고 생각했지만
큰 아이와의 관계를 돌이켜 생각하다보니
우리 부모님 또한 나처럼
미안해하는 마음이 있으셨던 건 아니었나 싶다.
부모님이 서로 성격이 너무 달라서 유독 많이 싸우셨고
그게 내 반항의 가장 큰 이유였으니까.
아버지의 재혼으로 내가 장남 역할을 하게 되었으니
우리 어머니 또한 내게는 초보엄마여서 나처럼 많이 실수하셨던 건
아니었을까...
그래서 그 여장부같고 대쪽같은 화와 고집마저도
내게는 다 내려놓고 계셨던건 아니었을까...
장남에게, 장녀에게는
초보부모로서의 온갖 실수와 상처가 생채기처럼 남기 마련일테다.
아이가 자라서 부모에게, 내게 대하는 태도를 보면서
비로소 후회스런 마음이 들고 몰랐던 잘못을 깨닫게 되는 것 같다.
모든 부모의 마음이란게
다 이렇지 않을까?
내 부모가 유독 내 악다구니에 약해지는 모습은
바로 그런 후회를 가지고 계셔서가 아닐까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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