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에서

가을 밤낚시 (2025. 10. 3.~ 4., 새마을낚시터)

길을 묻는 길냥이에게_the캣 2025. 10. 4. 14:24

아침부터 가을비가 내려 방구석에서 뒹굴뒹굴거리다 낚시장비를 챙겼다.

방수등산화, 방수자켓에 방수 바지까지 제대로 챙겨입었다.

전자찌도 새로 구입했다. 

Bravo 70 이란 70cm 나노 전자찌다.

즐낚이라는 낚시 유튜브에서 가을엔 스위벨 봉돌을 무겁게 쓰는게 좋다길래

평소보다 더 무거운 0.8g짜리로 세팅했다.

 

도착하니 오후 4시가 넘었고, 5시 좀 안되서부터 낚시 시작.

구름이 잔뜩 깔리고 비가 오락가락 하는 날씨.

평소와 달리 한시간 좀 넘게 꽝치고 된장찌개로 저녁식사를 했다.

 

잠시 쉬면서 해지는 저녁하늘을 바라보다가

두시간 만에 드디어 마수걸이!

가을 밤이 깊어가고

띄엄띄엄 붕어들 납시고...

생각처럼 낚시는 잘되지 않았다.

저기압 때문인가? 미끼가 별론가? 채비를 바꿔볼까?

이런저런 생각 하다가 자정 좀 넘어 차에서 잠을 청하기로 했다.

 

도저히 잠을 잘 수가 없어 1시간 반 만에 다시 자리로 돌아와 드문드문

향어도 잡고, 붕어도 잡고, 잉어도 잡았다.

이렇게 잡고, 새벽 4시에 차에서 기절.

 

눈 떠보니 아침 8시였다.

 

아침장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남의 채비 털어간 녀석을 줄에 바늘을 걸어 낚아내는 마법까지...

(지금부터 이 찌는 제껍니다 +_+)

 

10시가 되니 새로운 붕어식구들 배달이 왔고

가을아침, 물가에 피어나는 생각들을 정리하면서 10분 더 앉아 있었다.

아침 이슬이 다 말랐으니, 이제 집에 가자.

 

 

[낚시 후기]

확연히 지난 주랑 달랐다.

이제 정말 가을이 왔나보다.

어렵고 힘든 낚시였지만

그래도 20마리로 마무리했던건 다행이었다.

(아침 2시간 동안에만 9마리였다는건 비밀 ㅎ)

 

예전같으면 선후배들과 납회를 했을 시기.

이젠 혼자만의 납회가 몇년 째인지도 모르겠다.

어젯밤에도 이게 대회라 생각하면서 낚시했다.

까칠한 입질에 생각보다 잘 안잡히는 밤 붕어들...

원래 납회 땐 잘 안나와 하던 선배들의 목소리가 들리는듯 했다.

 

 

내 나이도 이제 

가을이다.

안달하지 말고,

과속하지 말고,

차분하게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