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에서

힘든 낚시 (2025. 10. 7. 마전낚시터)

길을 묻는 길냥이에게_the캣 2025. 10. 8. 22:55

추석을 보내고 마전낚시터를 찾았다. 더 추워지기 전에 한번이라도 더 가야지. 예전엔 한 겨울, 영하 10도에서도 겨울바람 맞아가며 찌를 보곤 했는데 이젠 그게 안된다.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기만 해도 밖에 나가기가 무서운 나이... 내가 나이를 먹고보니 매서운 초겨울 추위에도 낚시 하는 어르신들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애초 집에서 출발할 땐 비가 오지 않았는데, 포천에 들어설 즈음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잠깐 불길한 기운이 스쳐갔지만, 가랑비 정도가 오다 말다 하겠지 했다. 정오에 도착해서 비를 피해 잔교에 앉아 오후 한시쯤부터 낚시를 시작했는데 풍경은 참 좋았다.

하지만 날씨가 심술이 났는지 점점 거센 비바람을 뿌려대기 시작했다. 정면에선 비바람이 들이치고 머리 위에선 물방울들이 떨어지고.... 어떻게든 버티며 입질을 보려고 노력했지만 점점 옷이 젖어가면서 멍해지기 시작. 간신히 입질을 봤지만 낚시줄이 반토막나버리며 채비만 날렸고 결국 남은 대 한 대 들고 반대편 빈 자리로 급히 피신했다.  

외대로 열심히 붕어밥 주면서 꼬셔봤지만 세시간 동안 꽝.

주변 사람들은 곧잘 잡아내는데 왜 나만 이렇게 못잡는지..쩝

다행히 저녁밥 먹기 전까지 붕어 얼굴은 볼 수 있었다.

이쁜 놈으로 한마리 추가한 후 급하게 라면으로 이른 저녁밥을 먹고 자리로 돌아왔다.

낮에 재미를 못봐서 좀 더 낚시를 해보기로 했다. 찌는 4그람대 부력의 80cm 대박 전자찌로 교체했다. 

낮과 달리, 잘 나온다;;;

 찌도 대체로 점잖고 우아하게 올라왔다.

밤 10시, 20마리 채우고 싶었지만 17마리로 마무리했다. 세 번의 팅을 겪고 포기. 마지막 팅났을 때 또 채비가 털려버린 탓.

운용했던 주몽2 2.9칸 낚시대마저 바톤대 윗대가 접히지 않는 문제가 발생하는 바람에 더이상 낚시를 할 수도 없었다.

 

[낚시후기]

기대 반, 의심 반으로 갔었다.

날씨와 계절 특성상 그랬다.

사람들은 또 어찌나 많이 왔던지...

비바람 때문에 옷과 신발도 다 젖어버리고

두번 씩이나 채비가 털리고

게다가 낚시대 한대에 문제까지 생겨버린 낚시였으니

제대로 낚시를 즐겼다고 할 순 없었다.

뭐, 그래도 괜찮았다. 

낚시대 수리가 걱정은 됐지만

아직까지 낚시를 할 수 있음에

감사한 마음으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