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가 그랬다.
낚시를 안하니 꼭 숙제를 빼먹은 기분이라고.
지난 주에 낚시를 쉬고
모처럼 추석 연휴를 맞아 여유로운 날들에
낚시가방을 메고 포천으로 향했다.
너무 여유로워서 게으름을 핀 듯.
11시가 넘어서야 낚시대를 펴는 나.
식당에서 점심으로 라면 한그릇 먹고나니
1시 가까이 되어서야 첫 투척.
주말이어서인지 사람들이 많았다.
날씨도 폭염 수준이어서 조금만 움직여도 끈적끈적하게
땀이 났다.
잔교에 앉아 열심히 밑밥질을 했다.
그리고 열심히 찌를 노려봤다.
생각보다 잘 잡지는 못했다.
처음 두 마리는 우연히 밑밥 갈아주려다 몸통에 걸려나왔고
서 너번은 끌고 오다가 팅~
두 어번의 입질은 꼭 딴 눈 팔 때 와서 놓치고 ...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다.
왜 붕어들은 내가 한 눈 팔때 입질을 할까가 아니라
왜 나는 붕어들이 입질할 때마다 한 눈을 팔까라는 ...
저녁도 건너뛰고 찌불을 밝히고 밤낚시를 조금 더 해보았다.
역시 낮보다는 입질 빈도가 확연히 줄어드는걸 알 수 있었다.
밤 8시.
밤낚시는 꽝인가보다 하고 낚시대를 접는 중에
남은 한 대의 찌가 물 속으로 사라져서 급하게 챔질.
그렇게 잉어 1마리로 마무리하고 집에 왔다.
[낚시후기]
헤드폰 가져올 걸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낚시하는 중에 유난히 생각이 많았었다.
나와 함께 일하던 계약직 여직원이 이직하면서
뜬금없이 주고 간 선물 때문.
생각보다 당돌한 아이라고만 생각했었는데
생각보다 훨씬 정이 많은 아이였다는걸 깨닫고 나니
마음이 복잡해졌던 것 같다
같이 일하는 동안 내 나름대로는 잘해준다고는 했지만
가끔씩 서로 투닥거리는 일도 있었고
위해준다고 했던 내 말들이 따뜻하지 못해서
지적질로만 생각들게 한 것 같았다.
그래서 내가 미워하는 줄 알았다는 그 말에
많이 미안했다.
일하는 동안 여러 사람들에게
이쁨과 미움을 동시에 받았던 아이라
내가 좀더 신경을 써줬어야 했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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