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캣생각

자석필통

길을 묻는 길냥이에게_the캣 2005. 10. 1. 23:55

나의 유년은.. 곤궁함과 그에 따른 위축감의 연속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자석필통은 그당시 다른애들이 점심도시락으로 가져오는 햄반찬과 함께

어린 나를 참 많이도 주눅들게 만들었던 것중 하나였다.

참 희안하게도 자석으로 여닫는 필통이 맘에 꼭 들었었다.

윗면에 알록달록 형광색으로 꾸며진 당시 최고인기 만화주인공들의 그림도 좋았고,

다양한 공간활용이 가능하게꾸며진 내부공간배치도 참 맘에 들었었다.

몹시 예뻤고 그래서 내것이 아니어도 그저 보는것도 좋았던 것 같다.

결국 나는,

국민학교 졸업때까지 그토록 맘이 들었던 자석필통을 가지지 못했다.

그저 중년을 바라보는 지금까지 이미지로서만 내것이 되어버렸다.

그래도 좋은것은,

햄반찬이 어린 감성에 빈부격차의 인식이라는 그늘을 만든것에 반해,

자석필통은 아름답고 따뜻한 이미지로 새겨져 있다는 것....

딸아이가 내년이면 학교에 입학한다.

좋은 옷도 좋고,

좋은 책가방도 필요하겠지만,

나는 아이의 필통만은 꼭 내가 직접 골라서 사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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