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캣생각

꿈에 관한 모노로그

길을 묻는 길냥이에게_the캣 2005. 10. 1. 23:56


“넌 커서 무엇이 되고 싶니?”

어렸을 적 누구나 한번쯤은 이런 질문을 받아보았을 것입니다.


꿈을 가진다는 것,

참 행복한 일일 것입니다.

넌 커서 무엇이 되고싶으냐는 물음에

쉽게 대답을 못하는 아이들을 볼 때면,

더더욱

꿈을 가진 자가 행복하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내가 최초로 장래에 무엇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된 것은

국민학교 6학년 때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제 인생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던 선생님 한 분을 만난 시기이기도 합니다.

그러고보면,

꿈은 혼자서만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닌가 봅니다.

이 분을 만나기 전까지는 저 또한

꿈을 갖지 못한,

아주 평범하고 ‘작은’아이에 불과했기에

더더욱 그렇습니다.


꿈이란 것은

화분에 심어진 묘목과도 같아서

흙을 고르고 묘목을 심어주는 사람이 필요하며,

또한 물과 영양분을 공급해주는 사람도 있어야합니다.


회상해보면

저는 그리 불우하기만한 유년시절을 보낸 것은 아니었습니다.

적어도 그 시절에 나는

꿈이 있었고,

그 꿈을 심어준 은사님이 있었습니다.


내게 있어 불우한 것은

꿈을 잊고 사는 지금의 내 모습 때문일 것입니다.


꿈을 가진다는 것은 참으로

행복하고 소중한 사건입니다.

그 꿈을 죽을 때까지 가슴에 품고 산다는 것 또한

의미있는 인생일 것입니다.

하지만,

진실로 아름다운 자는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죽을 힘을 다하는 사람일 것입니다.


유감스럽게도 나는 그저,

한 때 꿈이 있었을 따름입니다.


부끄럽습니다.

내게 꿈을 주셨던 그 분께,

한동안 꿈을 품었던 유년시절의 나에게,

부끄럽습니다.


할 수만 있다면,

지나간 시간들을 되돌려 다시 살 수만 있다면

한없이 맑고 투명한 정신으로 돌아가

아이들을 위한 동화를 쓰고 싶었습니다.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하기에 나는

아이를 닮고 싶습니다.

지금보다 아름다운 모습으로 늙어

아이를 닮은 맑은 눈동자를 되찾아

아이들에게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는

이야기꾼 노인이 되고 싶습니다..

2005. 3. 23

Myrra - How Insensit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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