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를 돌아다니다가 우연히 이 책에 관한 글을 보았습니다..
제가 한참 제 2의 방황(?)을 시작했던 스무살적에 만났던 전혜린...
제가 전혜린을 알게되었던건 대학을 휴학한 후
이 책이 나온 출판사에서 근무를 하게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어느 노트엔가 이 책과 그녀의 또다른 에세이집<이모든 괴로움을 또다시>에 대한
단상들을 낙서처럼 적어놓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유감스럽게도 아직까지 그 노트를 찾지 못했음)
아래는 네이버블로그에 나나렌즈란 분이 쓴 글입니다.
나나렌즈란 분처럼 저도 대학시절 내내
전혜린의 우울함과 자유분방한 기질에 많은 영향을 받았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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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3학년 때 친구중에 전혜린이라는 아이가 있었다.
어떻게 알게된. 이 아이와 같은 이름의 작가에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이 사람의 이름을 거론할 때는 그녀에대한 찬사와 '요절'한 여자라는 정체모를 신비함이 빠지지 않는다.
32. 그 젊은 나이에 무엇이 그녀를 괴롭힌걸까.
시대를 앞서가서 답답한 현실을 살기에 괴로웠을수도..
' 그리고 아무말도 하지않았다'는 수필집이다.
아가사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가 떠오르는 제목.
한창 자유로워지고 싶었던 나는, 그녀의 자유분방하고 멋드러진 독일생활이 부러웠다.
서울대법대에 들어가 놓고도 자신과 맞는 길을 찾아서 과감히 혼자 유학가는 그 결단력이나,
뮌헨의 회색 구름빛가을을 느끼며 공원에서 우울함을 느끼는것도,
어디선지 모르게 그림이 그려져 있고, 조각을 쪼고있고, 시가쓰여지고, 감수성있는 사람들이 젊었을때 누구나 가길 청춘과 보헴과 천재의 꿈을 일상사로써 생활하고있는곳, 위보다는 두뇌가, 환상이우선하는 곳,뮌헨의 슈바빙을 느끼는 그녀의 모습등..
생활이라기 보다는 아마도 그사람 자체의 매력이 부러웠겠지만..
나는 수필을 가끔씩 머리가 아파서 소설이 들어가지 않을 때 읽곤한다.
이렇게 몇번이고 들춰서 마치 머릿속을 훔쳐보듯이 그 매력적인 문장에 감탄하고 할때면
나는 지금 뭘 하고있는건가 하는 생각에 또 잠기게된다.
수험생활때도 중독처럼, 새벽에 조용할때면 가끔씩 책을 들춰서 마음에 드는 부분을 찾아 읽었다. 답답한 마음도 조금 후의 미래를 생각하며 가라앉는 느낌이었다.
그녀의 말대로 완벽하게 인식에 비쳐진 순간을 맛보기 위해서 나는 1년동안 노력했다.
어쩌면 몇번은 그런 순간을 느껴본것 같기도하다. 완벽하게 순수함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을 조금은 소유했었던것같다.
중요한것은 그 '순간'이라는 것이고. .
3 년동안 나도 모르게 이사람에게 굉장히 많은 영향을 받았다
존재에 앓고있다고 생각하는 그녀와 나는 생각하는 코드가 맞는다.
누구나 한번쯤 아니면 항상 존재에 앓고, 생과 사에 집착하며 그렇게 살아가지 않나?
절대로 평범하게 살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그녀가 평범하게 살았다고 생각하는 일상이
나에게는, 내가 생각하기에는 결코 평범하지 않은 삶이었다.
정열적인 인생이란건 아마도 이런게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