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캣생각

이상아

길을 묻는 길냥이에게_the캣 2005. 10. 1. 01:47

고 1때, 아주 끔찍하게 싫어했던 수학시간에 집중 대신 책받침 하나를 만지작거리며 즐거운 상상에 잠겼던 적이 있습니다. 그 책받침은 당시 인기를 끌었던 연예인사진에 코팅을 덧입힌 것이었지요. 그 안에선 당시 청소년들에게 큰 인기를 모았던 한 여자 연예인이 싱그럽게 웃고있었습니다.

텔런트 이상아(32).

오늘 신문을 보니 그녀가 괌에서 10년 연상의 사업가와 세 번째 웨딩마치를 올렸다고 합니다. 나름대로 개인적 불행을 연거푸 겪었던 사람이라 행복을 빌어 주고 싶은데 마음 한 구석이 자꾸 씁쓸해집디다.

그다지 국내연예인들에게 빠져들지 않았던 나였지만(조용필은 제외ㅡㅡ;), 이상아의 싱그러운 미소만은 서른이 넘은 지금까지 매우 인상적으로 남아있었습니다. 당시 그녀가 입고있었던 빨간색 원피스 색깔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당시 그녀는 대단한 미인이라고 판단되었으며 청초해 보이기까지 해서 매우 마음에 들었나 봅니다.
소심한 성격 탓에 남들처럼 팬레터 보내볼 생각은 못하고 그저 전 그녀가 우리 옆집에 살았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허황된 상상만 했었습니다.

이후 오랫동안 그녀를 잊고 살았지만, 그녀가 개그맨 김한석과 첫 결혼을 한다는 기사가 나온 후 다시 학창시절 그때의 그녀를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텔런트로 계속 활동중인 터라 결혼이 다소 이른 나이가 아닐까 싶기도 했지만 그래도 그녀 개인적으로 매우 축하 받을 일이란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얼마안가 불화설이 터지고 결국 이혼까지 하게되더군요. 그때까지도 참 안됐다 하는 생각은 했습니다. 그녀가 방송인터뷰에서 사랑을 잃은 것에 대한 슬픔을 감추지 못하고 엉엉 우는 모습을 볼 땐 참 안쓰럽기도 했습니다.

그녀에 대해 내 마음이 변한 것은 그녀가 이혼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재혼발표를 할 때부터였습니다. 결별의 아픔을 겪은 사람에게 재혼은 개인으로 볼 땐 축하해줘야 마땅한 일이었지만, 방송에서 그렇게 울고불고 온갖 눈물 다 짜냈던 그녀가 그렇게 빨리 아픔을 잊고 다른 남자에게 마음을 줄 수 있다는 게 매우 신기하기도 했고 언짢기도 했던 것입니다. 그녀가 매우 헤픈 여자라는 소문이 퍼져나간 것도 그 무렵부터였습니다.

이상아.
두 번째 결혼마저 실패한 그녀가 세 번째로 아내로서의 인생을 시작했습니다.
그것이 잘된 일인지 잘못된 일인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사실, 개인의 일을 제가 옳다, 그르다 할 수 있는 입장도 못되지요.
그저
한때 해맑고 아름다웠던 그녀가 앞으로는 무난하게 살아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겪었던 아픔만큼, 깊이 있는 인생을 그녀가 살아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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