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이야기

와일드카드

길을 묻는 길냥이에게_the캣 2005. 9. 30. 00:32


타카피-백만송이 장미(와일드카드ost)

어제 마누라랑 말쌈한거도 풀고 아이탓으로 돌리면서 영화한편 근래에 본적도 없어 가까운 강변CGV로 달려가 무작정 영화표 두장을 사들고 왔다.
실은 영화관련 티비프로에서 그날 아침 이영화에 대한 소개가 있었고 바로 보아야겠단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바로 실행한 것뿐인데 표면상으로는 기분전환, 마눌에대한 아첨 등으로 은근슬쩍 돌려서 서론을 꺼내보았다 ㅡㅡ;
아이가 역시 골칫거리 ㅡㅡ;
병원가서 주사맞는다고 얼르고 위협해서 간신히 어머니에게 맡기고 삼십육계 영화관행~! ㅋㅋ

역시 요즘 한국영화는 꽤 재미나다.
난 퍽치기라는게 이렇게까지 무서운 범죄인줄은 정말 몰랐다. 술취해 잠든 아리랑치기범은 정말 온순한 범죄자에 속한다. 그저 무지막지한 쇠구술 하나로 지나가는 사람 뒷통수를 후려갈겨 사망에까지 이르게하고 돈을 강탈해가는 무시무시한 -자신들의 행위에 대한 일고의 죄책감조차 느끼는 못하는 넘들이기에 - 범죄자들과 맞서 결국 칼침 맞아가면서 야구방망이로 제압해가는 형사들의 활약상은 우리가 어려서 재미나게 보았던 수사반장 드라마의 영화화 그자체다.

사실 이 영화가 재미있고 사람들에게 호평을 받는 이유는 두가지 맥락에서 봐야할 것 같다.
우선, 이 영화는 지나치게 과장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감독 자신이 실제 강력반 형사들과 수개월을 동고동락하면서 지켜본 형사들의 생활을 가감없이 있는 그대로 현장감있게 그려냈다는 평이다. 더구나 퍽치기라는 범죄를 중심으로 스토리를 전개한 것 또한 사실에 근거한 것으로 실제 형사들 사이에서 가장 추악하고 잔인한 범죄수법중의 하나라고 한다.
두번째로, 이 영화는 기존의 영화가 조폭을 미화하고 그리하여 많은 청소년들이 자라서 그대로 흉내낼 소지를 다분히 안고있는 기존의 조폭영화들과 다르게 주제를 전개하고 있고 또한 경찰이 오히려 범죄집단으로 매도되고 희화화되는 면을 배재하면서도 변호사소개료를 챙기는 다른 형사의 모습 또한 그려내는 등 매우 사실적으로 강력반세계를 그려내 교육적으로 유용할 수도 있다고 느꼈다. 솔직히 그동안 많은 영화에서 경찰은 늘 사건의 주변에 머물러 있으며 툭하면 사건이 다 해결된다음에 나타나 변죽만 울리는 무능한 집단으로 그려지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오늘 티비프로에선가 이 영화의 감독이 출연하여 와일드카드를 만들게 된 사연을 소개하기도 하였는데, 그것은 즉, 청소년들이 영화를 보고나서 멋진 조폭이 되겠다고 말하는 것을 듣고 화가나서였다는 것이다.
마직막으로 양념식으로 덧붙이자면 양동근의 멋진 형사연기 변신이 이 영화를 매우 돋보이게 하는 요소중의 하나라는 것이다. 철없어보이고 그저 춤잘추는 연기자 중의 한명 정도로만 여겨되던 양동근은 똑똑하고 정의감에 넘치는 막내형사역을 참으로 멋지게 소화해내서 나름대로 그에게 갈채를 보내는 바이다.

어찌보면 라는 영화는 그저 시간때우기용 심심풀이 단순 오락영화로 읽혀질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름대로 우리나라 영화에서 멋진 주제를 오랜만에 발견하여 단순 오락성 이상의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그 주제는 바로 '정의로움'이었다.
나는 많은 청소년들이 이 영화를 더 많이 보아주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감독의 소원처럼 영화관을 나오면서 청소년들이 조폭이 아니라 멋진 경찰이 되겠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ps.양동근의 열연도 대단했지만퍽치기단 두목을 맡았던 이동규란 배우의 눈빛연기는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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